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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호랑이 Feb 20. 2021

7. 47살 파란 호랑이

1) 파란 호랑이

 

  나는 1974년생 호랑이 띠다. 년도에 따른 오방색(청 적 황 백 흑)이 정해져 있는데, 생년월일의 연도 끝자리가 4~5면 청색이 된다. 파랑에서 파생되어 나온 색들은 모두 청색, 그러니 파랑도 초록도 연두도 모두 같은 부류가 된다. (어릴 적 신호등의 파란 불을 보고 할머니들이 초록불이라고 해서 이상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인가 나는 파랑이 좋다. 넘실거리는 파도 색이라 좋고, 우리 집 베란다에서 보이는 금오산의 초록색이라 좋다. 푸르스름한 새벽에 마시는 커피도 달고, 푸르스름한 달빛 아래 걷는 것도 좋다.
우리 남편은 백 돼지고 아이는 흑 말띠다. 파랑과 하양과 검은 색들이 우리 집을 채우고 있다. 우리 집 생태계에선 내가 최고 포식자이다. 잘 뛰진 못하지만, 전투력은 만 랩인 파란 호랑이다. 갈수록 힘도 세지고 있다.
파랑은 시원과 맑음도 있지만, 우울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전 나의 파랑엔 우울함이 더 깊게 담겨 있었다.
 
이젠 나의 파랑에 좀 더 밝은 빛을 담아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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