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우진 Feb 25. 2024

[시]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문학과 지성사

매거진의 이전글 [노래] 난 묻어요(허회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