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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적동 봄을 그리다(14)
향기로 봄을 깨우는 히야신스!
꽃과 정원에 관심이 생겨나던 몇 해 전 히아신스의 향기에 사로잡혔다. 화분 하나를 사 와 히아신스가 내뿜는 향기에 여러 날 동안 취하며 봄날을 보냈다.
그것을 즐기며 매해 하나둘 히아신스를 구입했고 그것을 정원에 심었다. 이제는 색도 다양하고 스스로 새끼를 쳐나가며 대가족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 집 정원에서 자신들만의 존재감을 만들어냈다.
올해도 오래도록 히아신스가 정원에 향기를 뿜어주는 날들을 고대해 왔다. 그 간절함에 향기로 이렇게 환대해 주니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겨울이 흑백사진이라면 봄은 컬러사진이다.
여기에 향기가 더해진다. 그 향기는 때로는 벌이나 나비를 부르며 때로는 사람을 부른다.
사랑은 나누는 시간이라 스스로 정의했다.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것들과 충분한 시간을 나누는 것이 사랑에 대한 예라 여긴다. 나는 점점 우적동의 봄과 깊은 사랑에 빠져가는 중이다. 순이 오르고 꽃이 피고 향기가 퍼진다. 나는 가만히 그 향기를 쫓아 코를 대어 본다. 또 바람에 실려오는 그 향기에 취해본다. 우적동의 봄날에 누리는 대단한 호사다. 그 봄에 겨우내 굳어졌던 내 육신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