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다이빙할 수 있을까요?

모든 다이빙에서 체온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아주 따뜻한 열대 바다를 제외하고는 다이버는 항상 추위에 대비해야 한다.

추위는 물속에서 다이버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며 다이빙을 괴로운 기억으로 남게 할 수 있다.

추위에 떨고 있는 다이버는 활동성이 떨어지고 상황 판단력이 무뎌진다.

심할 경우엔 저체온증을 유발하고 감압병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보온은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차가운 물은 다이버가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환경적 제약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어왔고, 현재는 다이버의 기호나 여건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다이버는 체온 보호를 위해 수트를 착용한다.
수트는 크게 웻 수트와 드라이 수트로 분류할 수 있다.
웻 수트는 말 그대로 물에 젖는 수트이고 1mm부터 시작하여 3mm, 5mm, 7mm 등으로 다양하게 선택하여 입을 수 있다.

당연히 두께가 두꺼울수록 보온성이 뛰어나다.

웻 수트는 네오프렌 재질의 쫀쫀한 옷 내부에 물을 가두어 지속적인 체온 손실을 막는 원리이다.
물은 사람의 체온을 매우 빠르게 빼앗아가는데, 수온과 체온의 차이가 클수록 빼앗아가는 열의 양이 많다.

미지근한 물에서 보다 사우나의 냉탕에서 훨씬 빠르게 추위를 느끼는 것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웻 수트에는 우리 몸이 계속해서 새로운 물(차가운 물)과 맞닿는 것을 막아준다.

웻 수트에 가두어진 물은 체온에 의해 데워지는데, 이 물은 체온과의 온도차가 크지 않아 체온이 손실되는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다.
즉, '물의 대류'를 차단하여 피부에 새로운 물이 유입되지 않게 함으로써 체온 손실을 막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간편하고 상당히 효과적이어서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네오프렌 웻 수트의 내부에는 공기 공간이 있어,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수트의 부력 또한 강해진다는 것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 공기 공간은 다이버가 하강함에 따라 압축되어 수트의 부력이 약해지는 효과로 이어지는데,
수트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수면에서와 깊은 수심에서 부력의 차이는 더욱 커지므로, 이 점을 기억해두면 부력 조절 시 도움이 된다.

반면 드라이 수트는 몸과 맞닿는 물을 완벽하게 차단해주어, 몸이 젖지 않고 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수트 내부로 물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웻 수트보다 향상된 보온 기능을 제공하지만, 이는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공기 공간이 한 개 더 생긴 것을 의미한다.

자칫 수트 내부 공기를 잘못 다루게 되면 다리가 천장을 향하게 뒤집히거나, 드라이 수트가 몸에 과하게 달라붙어 불편함을 겪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물이 아주 차갑다면 드라이 수트만으로는 보온이 부족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드라이 수트 외피만으로는 단열기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수트 내부의 공기 공간이 단열층의 역할을 해주지만, 차가운 물에서 다이빙하기에는 이 공기층 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는 내부에 내피를 껴입음으로써 더욱 따뜻하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찬물에서 다이빙하는 드라이 수트 다이버는 대부분 내피를 함께 착용한다.

이 외에도 기술의 발전은 다이버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마련해 주었다.
수트의 보온성을 극대화시켜줄 수 있는 제품으로는 '발열조끼'가 있다.
보조배터리의 전력을 이용하여 열을 만들어내는 방식인데, 일반적으로는 드라이 수트 내피에 착용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웻 수트에서도 착용 가능한 발열조끼가 여럿 출시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아 쉽게 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웻 수트 다이버에게는 이만한 보온대책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좋은 제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은 다이빙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이후에는 또 어떤 제품이 개발되어 다이버의 불편함을 해결해 주고 새로운 탐험을 이어가도록 해줄지 기대가 된다.

언젠가는 현재 다이빙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해주는 무언가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