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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ctormom Oct 07. 2022

엄마라는 경쟁력

여성됨과 엄마됨, 강점으로 승화하기

여성성을 강조하면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여성성을 없애면 비호감이 되는 현실(백지연, 2016)
... 정말 그런가?


일을 할 때 어떤 태도로 일해야 할지 고민될 때가 있다.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에 대한 공포감과 부담감을 공유하는 사회적 정서 속에서,

일에서 성공하려면 더 독해져야 하고 강해져야 할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두려워하지 말라


예전에는 일터라는 정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남성들의 문화와 방식에 동화되어야 했다. 또는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상쇄할 수 있을 만한 정도의 역량의 탁월함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사내정치, 회식 문화에서 소외되지 않으려 애썼고, 씩씩하고 강인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남성보다 두 배, 세 배 치열하게 뛰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여성인 리더가 포용적이고 너그러운 ‘여성적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칭송을 받는 것은 왠지 불편했다. 여성스러움에 자신을 종속시키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의 다양성에 대한 포용도가 높아졌다. 이제 일터에서 여성들은 성별로부터 자유해져도 될 것 같다. 여성이라는 점을 한계로 여기고 이를 극복하는데만 몰입할 필요는 없다. 그 속에서 여성, 혹은 엄마라는 정체성을 부정하며 더욱 치열하게 일(혹은 일터)과 싸우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여성됨'을 인정하고 그 자체로 자신만의 고유한 강점으로 수용해 보면 어떨까? 여성이라는 차별점을 무기로 삼고 스스로 그것을 넘어서서 주체적으로 길을 개척하고 자신만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행복하게 일할 수 있고, 나름의 방식으로 조직에 기여할 수 있다. 


1) 조직과의 정서적 신뢰관계가 일의 몰입에 중요함을 인지하자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관계지향성이 높다. 조직, 혹은 함께 일하는 팀과 이해관계를 넘어선 정서적 신뢰와 친밀감을 추구한다. 프리랜서와 같이 독립적으로 일하는 여성의 경우 신뢰의 대상은 고객, 혹은 일 자체일 수도 있다. 몸담고 있는 회사가 자신의 역량을 인정할 때, 나를 성장시켜줄 때, 혹은 개인적인 건강이나 가정 상황을 배려하는 등 정서적 지지를 보내줄 때, 조직의 방향이 개인의 소신과 일치할 때 더욱 진정성 있게 일할 수 있게 된다.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 일의 결과물이 끼칠 영향력에 스스로 공감할 수 있을 때, 더욱 정성껏 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의 태도는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게 해 준다. 


2) 다양한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탁월한 공감능력과 소통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상대의 입장을 경청하고 공감하여, 공격적이지 않게 설득하고 설명하는 역량, 이는 여성적 리더십의 대표적인 특성들이다. 여성 리더의 성향을 소위 여성적 특성들에 가두는 것은 옳지 않다. 여성이지만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있고, 남성이라도 공감과 배려를 잘하는 사람도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적, 혹은 남성적이라고 여겨지는 성격특성들의 강점을 적절히 발휘하는 양성적 리더가 되는 것이 누구에게나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필요에 따라 도전적이며 결단력 있고 단호하기도 하지만 기꺼이 자신이 여성으로서 보유한 소통과 공감능력도 적절히 발휘하며 일할 수 있다.


3) 직장과 가정을 넘나들며 시야가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 

교육학에는 학습 전이(learning transfer)라는 개념이 있다. 특정한 영역이나 상황에서 습득한 지식, 전략, 기술 등을 다른 영역에 적용하는 현상을 설명한다. 인간의 모든 경험은 학습과 성장을 위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어떤 이는 출산과 육아로 인해 일에 대한 고민과 불안을 겪었던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여성 커리어 관련 사업을 하게 되었다. 또 다른 경우에는 육아의 경험이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 인내심과 믿음을 갖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일과 일 외의 삶의 경험은 삶 전체를 통해 성숙할 수 있는 학습 자원이다. 여러 삶의 장을 넘나들며 더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울 수 있다. 


여성이고 엄마라서, 오히려 좋은데요?


이러한 특성들을 종합해보면 여성이라서 이래야 한다, 이러지 않아야 한다는 사고에 자신을 가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 여성이라는 이름을 거부하지도, 그것에 갇혀 있을 필요도 없다. 여성이기 때문에, 엄마이기 때문에 얻게 된 특성과 경험들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일의 자양분으로 여길 수 있다. 여성이라는 사실을 장애요인으로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최근, 미디어에서 왜 유독 여성의 경우에만 여성 임원, 여성 변호사, 여교수라는 성별을 붙이냐는 질문이 회자된 적이 있다.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덧붙여지는 게 불편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런데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저는 ‘여성 변호사'라는 수식어가 있어서 오히려 좋은데요?”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여성에게 불공평한 시장에서 나름의 영토를 다지며 자리 잡아온 자신에 대한 칭찬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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