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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눗씨 5시간전

우리가 사랑한 교통수단 2, 트램

골드코스트 낭만 열차(?) 트램 

브리즈번에서 우리의 최애 교통수단이 '페리'였다면 골드코스트에서 우리가 사랑한 교통수단은 '트램'이었다. 브리즈번은 트램이 없었기때문에 골드코스트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 트램 덕분에 다른 나라로 듯,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좁은 땅덩어리인 우리나라와는 어울리지 않는, 호주같이 넓은 땅에서 어울리는 '트램'은 여유와 낭만의 상징처럼 느껴져 신남매와 한번 낭만 호주 예찬을 했다. (*우리나라 대전에도 28년도부터 트램이 운행된다고 한다.) 때문에 골드코스트에서는 더더욱 '우버'가 필요치 않았다. 우리에겐 낭만 트램이 있기 때문이다. 

    

골드코스트의 트램으로 말할 것 같으면 왠만한 곳은 이 트램으로 모두 갈 수 있다. 그만큼 노선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브리즈번에서 지내며 발급받았던 대중교통 카드인 Go-Card가 이곳에서도 할일을 톡톡히 해줬는데, 대중교통 카드를 이용하면 30% 저렴한 가격에 탈 수 있기때문에 유용하다. 교통비가 비싼 호주에서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모른다. 게다가 주말엔 아이들 요금이 공짜다. 공짜 좋아하는 대한민국 아줌마는 어디를 가나 우버 대신, 트램을 이용했다.트램을 타기 위해서는  미리 정류소에서 교통카드를 탭해야 한다.  신기한건 누가 확인하는 사람도 없고, 센서가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냥 알아서 탭한 후 타고, 내려서 탭한다. 



정류소에서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으면 슬그머니 미끄러져 들어오는 트램. 그 모습이 영화속 한 장면 같다. 트램이 도착하면 문에 있는 버튼에 초록 불이 켜지는데, 그때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린다. 내릴때도 마찬가지로 문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린다. 처음엔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리는 줄 모르고 마냥 서 있다가 옆에 외국인이 누르는 걸 보고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나중에 보니, 버튼에 친절하게 한국어로도 안내문이 쓰여있었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한국어도 못 보다니.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나 보다. 그래도 뒤늦게 발견한 한국어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한국의 지옥철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골드코스트의 트램은 정말 감격스러울 것이다. 트램을 타면 골드코스트의 풍경도 시원하게 볼 수 있고, 실컷 현지인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트램도 맨발로 타는 ‘맨발의 청춘’이 너무도 많았다. 커다란 서프보드를 들고 탄 청년은 영화 속 주인공 같았고, 젊은 친구들이 예의 없이 큰소리로 떠드는 걸 보면, ‘이곳도 마찬가지군’ 생각했다. 호주에서도 아가는 너무 예뻐서 눈 맞추고 장난도 치며 목적지까지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우리가 호주에 와있음을 흠뻑 느끼게 해준 트램을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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