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에세이3(사진관에피소드2)
우당탕탕 요란하고 소란하게 세 아이와 찾은 사진관. 길을 잃고 헤매고 다닌 나를 측은하게 반겨주며 아이들에게 더 텐션있는 목소리로 이끌어주고 격려해주며 사진을 찍어주기 시작하는 사진관 사장님의 모습에 한숨을 몰아내본다.
막내 아이 먼저 가뿐하게 사진을 찍고 둘째, 첫째 아이 순으로 수월하게 여권사진 촬영을 마쳐갈 무렵 사진관 사장님이 웃으며 말씀하신다.
"너희들 다 같은 미용실 다니니?
셋 다 머리모양이 다 똑같아!
어디 하나 헝크러짐 없는 것도 똑같고 .
아...
어머니 그냥 셋다 같은 미용실에 보내놓고 한 방에 잘라주시나보다..."
우스갯소리로 말씀하시고 결코 비꼬거나 놀리는 어투나 느낌은 아니였다. 그런데 순간 나는 좀 당황스럽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세 아이의 모리스타일이 다 똑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나에게 왜 그 표현이 색다르게 다가왔을까?
첫째로 든 생각은 세 아이가 다 개성이 다르고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 다를 것인데 재미없고 멋 없게 한 가지 스타일로 아이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무시한 것은 아닌가 싶은 자책이였다.
두 번째로 든 생각은 정말 세 아이 다 같은 미용실에서 거사를 치르듯이 빠르고 쉽게, 한 번에 잘라왔다는 사실에 조금은 민망함이 몰려왔던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첫 번째 들었던 생각이 짙은 빛깔을 드러내며 여운이 오래 남기 시작했다.
세 아이는 모두 다르다.
세 아이는 이름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 재능도 다르고 가지고 태어난 성향도 다르다.
하지만 나는 그저 나 편하자고 세 아이의 개성을 무시한체 아이들이 태어난 몇 년동안 한 번도 바뀐 적 없는 같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며 아이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살려주지 못했다.
서로 닮은 듯 너무나도 다른 한 개개인의 인격체로 보려고 당연히 노력하고 있고, 그 다양성을 인정하며 비교하지 않고 존중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냥 세 아이들을 '삼형제'라는 평생 떨어질 수 없는 강력한 끈으로 꽁꽁 묶어 여전히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보니 나는 참 변화에 약하다. 무언가 새로운 시도나 변화를 과감하게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아이들 또한 옭아매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는 아이들마다 어울릴 헤어스타일을 찾아주는 것을 멀리하며 늘 같은 스타일을 고수했다. 내 머리 스타일 또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늘 미용실에서 엉덩이 땀띠 나게 오래 앉아 변화를 꿈꾸며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하고 미용실 문을 상쾌하게 나서지만 변화를 잘 알아차리지 못할 미묘한 차이의 변화있는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하곤 했던 내 모습이 여전히 아이들을 옭아 매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내 인생에 아주 작은 엑스트라에 불과하던 "지나가던 사람 1 (사진관 사장님)"이 던진 사소하게 말 한마디에 나는 새삼 놀라운 것을 깨닫게 되고 돌아보게 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
아이들에게 각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로 변화를 주고 아이들도 각자마다 어울리는 헤어스타일과 개성과 독특성과 창의력을 잘 찾고 개발할 수 있도록 더욱 독려해주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삼형제는 삼형제지만 그 안에 너무나도 색과 향기가 다른 특별한 세 아이들이 사랑의 끈으로 끈끈하게 묶여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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