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셋 키우는 11년동안 이런 일 처음입니다만

새 신발이 생긴 막내

by 쓰는핑거


셋째는 사랑이다.

첫째도 예쁘고 둘째도 예쁘지만 셋째는 사랑이다. 둘째가 막내인 엄마들은 둘째에게서 내리사랑을 느끼곤 하지만 둘째와 셋째는 확연하게 다르다. 셋째는 정말 사랑이다.


7살이 된 막내는 이제 제법 키도 크고 팔 다리도 길어져서 아기티를 벗었는데도 아직도 우리 부부에겐 아직도 아기같이 귀엽고 부쩍 커진 손과 발도 여전히 작고 사랑스럽다. 셋째가 커 가는 모습을 보며 한 없이 아쉬워진다. 남편에게 셋째는 모든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리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인 듯 하다. 가끔 귀찮은 듯도 하지만 삼촌이 조카 다루듯한 사랑과 손길과 눈길로 셋째아이를 어루만지는 형아들에게도 사랑을 받는다. 엄마인 나는 뭐 말할 것도 없지.셋째 아이의 볼을 보면 그냥 지나갈 수가 없어 사정없이 뽀뽀를 해댄다.




이렇게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셋째이지만 특별대우나 우대따윈 없다. (하도 사달라고 종일 졸라대서 자잘한 장난감은 좀 많이 사준 듯 하지만...) 특히 옷이나 신발 따위는 짤 없다. 늘 형아들의 옷과 신발을 물려신는 셋째아이의 다 튿어지고 낡은 운동화를 보며 '우리 막내 운동화 하나 사줘야겠네' 생각했다.



한번도 새 운동화를 신어본 적이 없는 우리 막내에게 이번에 특별한 새 신발이 생겼다. 혼자 잘 열고 닫던 서랍장을 너무 세게 잡아당기는 바람에 서랍장이 막내의 발등으로 떨어졌고 다음 날 아침, 정형외과에서 미세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들 셋을 키우면서 기브스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아들들 키우다보면 넘어지고 다치기 일쑤여서 기브스는 일상이라고 하던데, 우리집 아이들에겐 다행인지 이상한건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아직까지 형아들도 해본 적이 없는 발목보호대라는 새롭고 생소한 새 신발을 신게 된 막내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난다.





요 녀석 뒤치닥거리를 하면서도 웃음이 난다. 다리가 불편한 셋째에게 자신의 공부방 의자를 양보해준 둘째형아의 배려속에서 회전바퀴 의자를 휠체어처럼 밀고 다니며 요 녀석의 필요를 해결해주자니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그래도 귀여운 막내의 모습에 기꺼이 해주고 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땐 번쩍 들어 의자에 앉혀주고 팬티와 바지를 조심조심 입혀주면서도 요 작은 녀석의 팔다리가 귀여워 죽겠다.



그나마 막내의 작은 체구가 뒤치닥거리의 고됨을 좀 줄여준다. 큰 아이가 다쳤으면 꽤나 힘들었겠다...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큰 아이는 또 큰 아이 나름대로 잘 헤쳐나갔으리라...





아직 나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7살 막내의 새로운 신발에 막내도 나도 즐겁게 적응하고 있다.



유치원도 못 가고 태권도도 못 가고 하루종일 집에서 나랑 지낸다. 보호대를 신고 벗는 게 재미있는지 연신 발이 가렵다며 보호대를 다 풀렀다가,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다며 발을 하나하나 감싸안는다. 이 녀석이랑 하루종일 뒹굴고 책 읽어주고 같이 블럭 만들어주고 같이 맛있는 거 먹으며 꿀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런 시간도 허락하신 뜻이 있으시리라.. 그래도 이만해서 참 감사하고 다행이다.



아이들 다치는 건 순간이다.

옆에 있어도 지켜줄 수 없는 것이더라.

자책하고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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