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독서의 힘. 엄마에게도 찾아온다.

책을 읽는 엄마. 글을 쓰는 엄마로 성장하다

by 쓰는핑거


육아 10년 차 엄마... 아직 갈길은 멀지만...



정신없이 육아를 하며 살림을 한 지 10년이 넘었다.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이들은 정말 콩나물처럼 빠르게 자라났다. 내가 물을 주고 정성스럽게 가꾸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스스로 자라난 것도 같다. 난 그저 옆에서 아이들의 필요를 채워주었을 뿐, 별로 한 게 없는 것도 같다. 가끔 물을 너무 적게 주기도 하고, 가끔은 물을 더 흠뻑 주었어야 했는데, 조금 덜 주기도 하는 실수 속에서도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자란 것 같아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큰 아이가 어느새 내 어깨만큼 자라 있다. 늘 작고 귀여울 것만 같았던 막내의 팔다리가 길어진 것을 보면서, 스스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곁에서 아이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독서하는 엄마의 시작! 성경책??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어서 기도하다 보니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났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어서 지혜를 좇다 보니 책을 자연스럽게 읽게 되었다. 나에게 지혜가 없음을 슬퍼하며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길 기도했고, 남편을 더 사랑하고 섬기길 기도했고, 어제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은 욕구와 갈망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육아를 하면서 틈틈이 책을 읽기로 작정했고, 그 당시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인문학으로 시작했다. 깊은 통찰과 수천 년 전의 위대한 사상가들의 지혜를 맛보며 역사를 알고 나를 바로 알게 된다는 인문학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시작해서 읽기 시작한 첫 번째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성경책이었다. 성경책은 하나님의 말씀이기도 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위대한 고전 책]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 내용이 너무나 심오하고 깊어서 성경책을 읽고 나면 제 아무리 어렵다는 철학책이나 인문학 책도 거뜬히 읽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손에 잡은 처음 책이 성경책이었다. 성경책을 읽으면서 인문학을 함께 읽어나가길 추천해주었다. 실제로 5장씩, 아주 어려운 철학책을 읽는다는 생각으로 쭉쭉 읽어나갔고, 어느새 두꺼운 성경책을 통독하게 되었고, 성경책을 통독하고 나니, 아주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놀라운 체험으로 믿음도 성장하게 되었다.



동네 엄마들과 시작한 독서모임!




그렇게 해서 자신감이 붙자, 고전문학을 읽기 시작했다. 어렵지만 [소크라테스의 변명]도 읽어보았고, 논어도 읽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독서모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네 엄마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용감했던 것 같다. 새롭게 이사 간 동네에서 만난 큰 아이 또래 엄마들을 모아서 독서모임을 진행했다. 독서모임을 통해서 함께 책을 읽고, 발췌를 하고 토론을 하는 게 목적이었지만, 책을 막 읽기 시작한 엄마들과 토론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2주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는 사실에 그저 다들 만족했고, 책을 전혀 읽지 않던 엄마들이 책을 읽고 모임을 한다는 사실에 그저 기뻤고,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나눈다는 것은 그저 우리의 삶을 나누는 것으로 끝나버렸다. 질문과 생각할 거리들을 하나씩은 가져와야 원활한 나눔이 가능했는데, 다들 어려워했다. 그저 책을 읽은 것 만으로 만족하는 수준이었고, 그런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줘야 할 전문적인 손길이 필요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손길은 미치지 못했다. 내가 모임의 주체이기 때문에, 함께 나누면 좋은 주제들을 찾아서 질문을 던지고 책을 읽고 나서 서로 다른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이 처음에는 가슴 벅차게 기뻤지만, 점점 힘에 부쳤다. 제자리걸음인 듯 느껴졌다. 내가 그 모임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자 흥미가 사라져 버렸고, 아쉬웠지만 독서모임을 중단했다. 내가 더 성장하고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다부진 다짐으로 끝나버렸지만 그 시간에 난 많은걸 깨닫고 나의 무지를 돌아보았으니 결코 헛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패로 끝난 듯 하지만 실패가 아니야!
시작에 불과해!


독서모임은 끝났지만, 그 시간이 잘 훈련이 되어서 꾸준히 독서를 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틈틈이 계속 책을 읽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과 큰 테이블에 둘러앉아 함께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문화를 꿈꾸며 거실에 텔레비전을 놓지 않았고 큰 책장에 아이들 읽을 책을 가득 꽂아놓고 독서하기 좋은 환경으로 아이들을 키웠다. 전집은 중고로 들였고, 주변에서 물려받은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다행히 책이 아주 많은 도서관 거실이 완성되었고, 아이들의 손에 어디든 책이 닿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틈나는 대로 책을 읽어주었다. 확실히 책이 많이 있는 환경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책을 보는 시간이 많았고, 지금도 책을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내가 엄마로서, 어린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날마다 책을 읽어주었고, 나도 책을 읽었다. 부모가 본을 보여야 하기에, 일부러라도 아이들 앞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손에 늘 스마트폰이 들려있거나 텔레비전만 보는 엄마가 아니라, 책 읽는 엄마의 모습으로 아이들이 인식했으면 하고, 틈나는 대로 열심히 책을 읽었다. 인문학의 매력에 잠깐 빠졌다가, 나에겐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접근하는 방법도 잘 몰라서 책의 진로가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아무래도 육아서적을 많이 읽게 되었다. 아이들의 독서교육이나 글쓰기 교육, 인문학을 공부하는 엄마들을 겨냥한 자기 계발서가 대부분이었다. 뭐든지 훈련이 되고 꾸준함이 반복되면 어렵지 않은 게 하나도 없다. 아이들을 키우며 틈틈이 책을 읽는 것도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이 단련되는 것처럼 내 안에도 서서히 책 근육이 다져지기 시작했다.




변화를 바란 꾸준한 독서!
근데 난 왜 안 변하지!!?


아이들도 책 육아로 키웠고, 나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책을 읽는 엄마가 되었다. 이건 순전히, 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어서, 지혜로운 엄마가 되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중에 함께 둘러앉아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다른 엄마들은 책 한 권 읽기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난 아이들을 키우며 꽤 많은 책을 읽었고 읽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내 모습과 내 생각과 말과 행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듯했다. 여전히 지혜롭지 못했고, 여전히 말도 잘하지 못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말도 술술 잘 나올 줄 알았다. 그런 눈에 띄는 변화들이 내 안에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뭐야! 책을 많이 읽어도 별 소용이 없네!'라는 생각이 들자 독서로 인한 내 안의 내면의 변화는 그저 나의 욕심이고 바람일 뿐인가?라는 회의에 빠지기도 했다.




독서의 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을 만나다


그러다가 아주 오랜만에 글을 제대로 써야 할 일이 생겼다. 하얀 백지를 보면서 모두가 느끼는 막막함을 느끼곤, 가볍게 한숨을 '후' 불어넣고는 하얀 백지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하얀 백지를 채워나가면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 글 쓰는 작업이 굉장히 어렵고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술술 써내려 가졌다. 다들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막막하다는 글쓰기가 나에게 너무나 쉬웠다. 내 손이 바쁘고 빠르게 움직였고 단숨에 하얀 종이를 다 채워냈다. 잘 썼든, 못 썼든 그때는 크게 상관없었다.


그저 하얀 백지를 나의 생각보다 빠르게 채워나갔다는 사실이 나에게 새삼 놀랍게 느껴졌고, 몇 번 쓰다 보니 알게 되었다. 그동안의 독서의 힘이 나에겐 눈에 띄는 지혜로움이나, 화려한 연변의 기술로 나타나진 않았지만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힘과, 쉽게 써 내려가는 글쓰기의 힘이 독서로 인해서 길러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그동안의 독서가 이렇게 빛을 발하는구나!' 싶었다. 그 전 까지는 내가 글을 잘 쓰는지 몰랐다. 아니, 잘 쓴다는 말에는 오해가 있다. 다른 사람들처럼 맛깔나게 글을 잘 쓰는 게 아니라, 그저 두려움 없이 글을 써 내려가는 용감함의 잘 쓰기이다.





나는 글 쓰는 게 두렵지 않다.

잘 쓰든 못 쓰든 상관없다.

막막함 없이 써 내려가는 것도 재능이라고들 말하며 나를 격려해주는 좋은 사람들의 응원에 힘을 내본다. 꾸준한 독서의 힘이 나의 재능에 불을 지펴준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책을 읽는다.

더 잘 쓰기 위해서, 당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꾸준한 무기가 되어서 또 나를 더 성장시킬 독서의 힘을 믿으며 나는 오늘도 아이들을 키우며 틈틈이, 꾸준히, 더 많이 책을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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