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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조작단 Oct 15. 2021

길고양이

고양이에 관한 조금은 슬픈 이야기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사거리

한 복판에 쓰러진

삼색 고양이 한 마리

삼색이중에는 유독 암컷이 많다지

목숨 걸고 밤낮을 건너 다녔을 그 길

오늘은 끝내 건너지 못했구나


너에게는 얼마나 넓고도 긴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이 도사리는

전쟁터 같은 곳이었을까

살려던 것뿐인데 그저

살아내려던 것뿐인데

너에게 이 도시는 너무나

잔혹하고 황량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보았다

무모하게 목숨을 던져

길을 건너려던 그 이유를

그 처절한 본능을


빈 버스정류장 앞

먼 곳을 바라보며 막연히

누군가를 기다리는

손바닥만한 새끼 고양이를

나는 보고 말았다


어미가 누운 십자로 위

차들은 아무 일 없이

사방으로 줄을 이어 지나쳐간다

안락하고 포근한 집으로 집으로



Photo by Tolga Ahmetl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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