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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하 Oct 27. 2024

기업을 움직이는 인체의 원리(3)



신경계_신경(말초신경) : 소통체계, 정보시스템


우리는 왜 수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몸을 '하나'라고 느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교한 소통시스템이 우리의 몸 안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뇌가 손에게 명령하면 손이 움직입니다. 손이 통증을 느끼면 통증은 뇌로 전달되죠. 기업은 이러한 이상적인 소통시스템을 지향해야 합니다. 경영진의 지시가 공장의 생산직 직원까지 전달이 잘 되어야 합니다. 현장의 정보가 경영진에게 적시에 제공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신경계를 통해서 기업의 소통을 더 깊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의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 말초신경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추신경계는 앞에서 이야기했으니 여기서는 말초신경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말초신경계는 '몸신경계'와 '자율신경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몸신경계

몸신경계(舊 체성신경계)는 다시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으로 나누어집니다. 감각신경은 우리 몸의 감각기관이 받아들인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신경입니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피부로 느낀 것을 전달하는 겁니다. 우리는 눈과 귀를 통해 차가 오는 모습과 소리를 듣고 차를 피합니다. 이렇게 감각신경은 뇌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해 주기 때문에 기업에 비유하자면 뇌로 전달하는 소통,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운동신경입니다. 운동신경은 뇌의 명령을 몸의 각 기관에 전달하는 신경입니다. 뇌가 팔을 들어라고 명령하면 팔을 드는데 관여하는 다양한 근육들에 명령이 전달됩니다. 그리고 근육들은 명령에 따라 수축, 이완하여 팔을 들어 올리죠.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뇌가 전달하는 소통, '지시'입니다. 기업의 경영진은 다양한 지시를 합니다. 영업팀에 추가적인 판매처를 확보하라고 지시할 수 도 있고 생산팀에 생산량을 반으로 줄이라고 지시할 수 도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기업의 신경계는 기업의 소통체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신경을 통해서 최고의 소통체계가 가지고 있는 3가지 특성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 3가지 특성은 신속함, 정직함, 쌍방향소통입니다. 


인간의 신경의 소통은 매우 신속합니다. 기업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경영진에게 신속하게 보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통이 신속하다는 것은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빠른 대응체계를 만들기 위해서 기업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컴퓨터의 발전으로 디지털 소통체계를 만들어 획기적으로 소통의 신속성을 높였습니다. 소통에 혁신을 가져온 대표적 시스템으로는 ERP(전사자원관리시스템)와 MES(제조실행시스템), 사내메신저 등이 있습니다. 문제는 보고의 시작점이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보고할지 말지를 고민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고시기를 놓치게 되고 늦은 보고로 책잡힐까 더욱 늦장 보고를 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직원이 세포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데에는 보고 시 자신의 손익을 따지지 말고 세포처럼 고민 없이 신속한 보고를 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경영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눈과 귀를 통해 보고들은 정보를 팔과 다리에게 재빨리 알려야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늦은 지시는 직원들을 괴롭히는 야근의 주된 원인입니다. 


인간의 신체의 소통은 정직합니다. 아프면 아프고 좋으면 좋습니다. 맛있으면 맛있고 악취가 나면 싫습니다. 기업에서는 사람이 보고하고 지시를 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손익, 자신이 속한 팀의 손익, 지시보고의 여파 등을 고려해서 정보를 조작하기도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괜찮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소통의 부정직함은 기업의 큰 위험으로 다가옵니다. 뜨거운데 뜨겁지 않다고 뇌에게 보고하면 피부는 화상을 입고 말 겁니다. 자신의 손익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적으로 정직하기는 현실에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완벽한 조직에 가까워지는 길임에는 틀림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신경에서 배워야 할 것은 쌍방향 소통입니다. 신경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좀 전에 언급한 몸신경게를 살펴보죠.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은 서로 쌍방향으로 소통합니다. 누군가 발을 밟아서 아프면 발은 뇌에게 아프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리고 뇌는 발을 빼라는 신호를 발에게 보내죠. 이렇게 소통하면서 몸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대응합니다. 기업은 보통 위에서 지시만 내리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는 듣지 않지 않습니다. 한국은 수직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이런 소통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부서 간에는 아쉬운 쪽에서 소리를 내고 아쉽지 않은 쪽에서는 대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쟁력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쌍방향 소통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자율신경계

마지막으로 자율신경을 알아보겠습니다. 자율신경은 몸신경과는 다르게 뇌의 이성적 의사결정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신경입니다. 여러분은 위를 의식적으로 움직일 수 있나요? 가만히 앉아서 땀아 나와라 하면 땀을 낼 수 있나요? 못하실 겁니다. 해당 작용들은 자율신경이 자동으로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자율신경이 알아서 위액을 만들고 위를 움직입니다. 운동을 하거나 주변환경이 더워지면 자율신경은 알아서 땀을 분비하고 체온을 낮춥니다. 

자율신경의 역할로 인간의 몸은 매우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이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들을 자동으로 처리해 주기에 인간은 자신의 꿈과 같은 가치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도 이러한 자율신경의 기능이 필요합니다. 회사의 경영진이 일일이 모든 일에 간섭하면 기업의 효율은 매우 떨어진다. 필요한 소모품을 알아서 구매하거나, 정기적으로 윤리위반조사를 시행하는 등의 업무는 자동적으로 진행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경영진은 미래를 계획하고 중요한 일을 관리하는데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진정 건강한 사람은 자율신경이 건강한 사람입니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직원끼리 자체적으로 소통하고 회사에 필요한 일을 스스로 빈틈없이 수행하는데 기업이 건강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 재미있는 기업생리학 : 운영성 업무와 기획성 업무

회사의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운영성 업무와 기획성 업무. 운영성 업무는 회사의 기존 프로세스를 계속 반복하는 업무이고 기획성 업무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업무입니다. 운영성 업무는 자율신경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기획성 업무는 중추신경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기획성 업무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운영성 업무가 튼튼히 뒤를 받쳐 주어야 합니다.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 우리의 소화기관이 안정될 때 우리가 창의적인 사고에 집중할 수 있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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