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실험동물의 날인 매년 4월 24일 동물실험 중인 기관들의 실험실에서는 실험동물 위령제를 개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실험의 끝은 언제쯤일까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 하루 1만 마리의 세계적 동물실험 강국이 된 한국
2012년 아시아 최대규모의 동물실험센터 "에비슨 의생명 연구센터(ABMRC)가 신촌 세브란스 병원 내에 지하 5층 지상 6층으로 12,000평에 1100억 원의 건축비를 들여 세워졌다.
개, 돼지, 원숭이 등 실험동물 약 8,000마리의 수용이 가능하며, 이중 약 6,000마리에 해당하는 80%가 동물실험에 사용될 계획으로 건축되었다(13화 참고).
2000년대 들어서 해외의 '동물실험 축소'나 '동물실험 대체' 분위기와 달리국내 동물실험은 증가 추세이다.
한국에서도 생명윤리 논쟁이 시작됐지만,한국의 동물실험 사용 수는 매년 증가 추세로 2022년 총 499.5만 마리에 달했다. 매년 전 세계에서 6억 마리 이상의 실험동물을 사용하고, 한국은하루 평균 약 1만 마리의 동물실험을 시행하며 , 연평균 14.65%의 동물실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출처: 농림축산검역본부).
2024년 7월 기준 국내 등록 실험동물실이나 동물실험실은 대학교와 의과대, 제약회사, 연구소 등 전국에 500개소가 있다.
또 등급별 고통에 의한 실험분류 중 외과 수술을 하면서도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아 가장 고통이 큰 E급 실험이 EU는 5~10%인데 반해, 한국은 총실험의 1/3(33%)에 해당하는 130만 마리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 2022년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국내 실험동물 사용 현황'에 의하면 최근 5년간 1,256만 7,325마리의 동물이 실험에 이용되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사용된 실험동물로는 마우스 86.1%(1082만 1,597마리), 랫드 9.7%(121만 4,612마리), 기니피그 2.3%(28만 5,551마리), 토끼 0.9%(11만 3,776마리), 개 0.2%(2만 676마리)이다.
*2022년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된 2021년 이전 5년간 동물실험 현황을 그림으로 표현함
그중 돼지는 실험 사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동물이다. 2021년 기준 사용목적으로는 의약품 등 관련실험에 232만 4,884마리가 사용되어 83.9%를 차지하고, 식품 등 관련 분야눈 전년 대비 26.8%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처리한 동물 사체 및 폐기물 처리량은 3만 8,923톤으로 사체가 6,334톤 그리고 기타 폐기물이 3만 3588톤이다. 매년 동물 사체만 633톤을 처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는 듯 보이지만, 미안하고 고마운 실험동물은 대체기술이 등장하기까지는 여전히 인류의 안전을 위한 필연적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2024년 6월 3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과 동물의목소리(VoA)는 ‘강원대 통합동물실험센터 건립과 동물실험 천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에 불과하며, 세계의 약품연구와 시장경제를 선도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과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은 동물실험 테스트를 통과한 약물의 95%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실패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부작용으로 매년 약 10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
한편 대한민국은 여전히 ‘동물실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동물실험 천국’이다. 최근 한국 실험동물 사용량의 증가추세는 2017년 약 208만 마리, 2021년 488만 여 마리, '2022년에는 499만 마리, 2023년 약 458만 마리로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수치이다.
한국에서 희생되는 실험동물 수는 세계 최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고통등급이 높은 동물실험도 2017년 67%였던 D+E등급 싥험이 2021년에는 78%로 증가했다.(아래 도표의 선 그래프 참고). 식품의약품 안전처와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Accessed on July 21. 2024)에 의하면 종양이나 감염 연구 등과 같이 진정제나 통증 완화제를 사용하지 않아 고통이 가장 높은 E등급 실험에 사용된 원숭이류는 무려 84%에 달한다.
(출처: Daily Vet 2022-04-22. Accessed on July 21. 2024 )
◾2020년 서울대병원 <인공와우 연구팀>의 비윤리적인 고양이 동물실험 논쟁
유엔(UN)이 정한 '세계 실험동물의 날(매년 4월 24일)’을 하루 앞둔 2020년 4월 23일. 서울대병원 한 연구팀이 비윤리적인 고양이 동물실험을 했다는 내용이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에 의해 폭로됐다.
청력 훼손이 동반되는 <인공와우> 관련 실험에 2015년부터 3년간 동원된 고양이 6마리의 왼쪽 귀 청력을 망가뜨린 후 인공와우(인공 달팽이관)를 이식해서 청각 대뇌피질 변화 측정 목적이었다.
인공와우(인공 달팽이관)는 보청기 효과를 보지 못한 난청 환자가 이식받는 의료기기다. 실험동물 중 고양이는 주로 '감각 시스템과 신경과학' 연구 분야의 동물실험 모델로 사용된다. 미국에서도 청각이 뛰어난 동물인 고양이는 인공와우 개발 연구에 많이 활용됐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에서는 2017년 이후 실험이 사실상 중단되고 사육실 입구의 개체 기록지에도 2016년 12월에서 멈춰있었다.
결국 열악한 사육환경에 방치된 고양이는 병에 걸리고 고통받다가 모두 마취 없이 약물로 살처분했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마취제 사용 기록이 단순 누락됐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비구협은 "하필 고양이 6마리에게 쓴 마취제만 기록이 누락됐다고는 믿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번식장으로부터 고양이 반입을 주장하지만 길고양이 대상 동물실험으로 의심되어 동물보호법 위반도 지적받고 있다.
실험동물의 출처는 동물실험의 핵심 요소로 최소한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는 실험과정은 윤리적이지 못하고 정직하지 못하여 과학이 될 수 없다며 비구협은 "고양이 불법 동물실험"으로 검찰에 서울대병원 교수를 형사고발하였고 해당교수는 검찰에 송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