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후를 경험한 사람들
지난주에 AI관련 세미나를 다녀왔다. 다양한 AI기술들이 어떻게 그 기업을 돕고(?) 있는지, 그 기술의 날개를 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앞서 나가고 있는지에 관한 설명들이 펼쳐졌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HP, 퀄컴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회사들이 자신들이 만든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뽐내며,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풀겠노라 손을 내밀었다.
두 가지 놀라움이 있었다
첫째는 저렇게 까지 사용한다고?
둘째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사용한다고?
공상과학소설과 같은 일들이 이미 펼쳐지고 있었다. 다만 내가 몰랐을 뿐이다.
몇몇 부스에 가서 내가 속한 조직의 형편과 개선방향에 대해 질문을 했더니
너네 조직은 그런 게 문제가 안되니? 놀랍다!!!
나도 우리가 놀랍다 쩝
어떻게 하지?
내가 속한 조직이 저런 첨단기술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니 나라도 뭘 당장 해봐야 하나?
이미 상당히 뒤처지고 있구나
마음이 조급해졌다.
챗GPT에게 다양한 AI 프로그램들을 추천받았다.
나도 멋진 에이전트들을 거느리고 쉽고 편하고 멋들어지게 업무를 처리해봐야겠다 싶었다.
이미 몇몇 부서의 동료들은 그 일을 실행하고 있었다. 존경한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략의 내용은 이렇다.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기술이 사람과 우리와 관련된 것을 모조리 변화시킬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술은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가치관, 정치제도등 전방위적인 변화를 주도했다. 이제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은 우리의 삶에 큰 차이를 줄 것이다. 이 차이는 설국열차와 같은 계급을 만들지도 모른다. 꼬리칸에 탈 수는 없다. 경험해보지 못한,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될 것 같다. 인류의 미래를 빅테크 기업의 선출되지 않은 소수의 권력자들이 그들이 독점하고 있는 대단한 기술력을 이용해 결정하기 시작했다. 몇몇의 사상과 가치관이 전 인류의 방향을 결정하게 둘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인간의 가치를 지키고 존엄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수고와 합의를 거쳐 결정할 인간적 태도와 범국가적 국제기구가 필요하다와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장강명 작가는 이 책에서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을 마주한 바둑 프로기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인공지능을 어떻게 경험했는지, 인공지능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 이후 AI가 이 업계(?)에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흡수되었는지를 설명하며 시작한다. 그것은 비단 바둑계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작가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눈물이 날 뻔했다
작가의 질문을 통해
그가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숙고의 과정을 통해,
우리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확실하지만 막연한 실체에 대해,
인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며 두려움과 조급함 그리고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우리가 지금 생각해야 될 것이 무엇일까?
어떤 미래가 올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깊이 있는 고민과 통찰, 근거 있는 희망을 통해 우리는 또 한 번 우리의 존엄성을 지키고
다가오는 미래를 따뜻하고 여유롭게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