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빵을 가지고 카페테라스에 앉아 짐을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낡고 커다란 가방을 든 홈리스가 주춤거리는 기색도 없이 내 옆 테이블로 성큼 걸어왔다. 순간 당황하긴 했지만 그가 손에 아이스크림이며 쿠키 봉투를 들고 있었기 때문에 앉아서 먹을 곳을 찾는 건가-그리고 찾은 곳이 내 옆자리인가- 머리 한구석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냄새를 풍기며 내게 너무 가까이 와있었기에 고개를 돌려 가게 안을 들여다보았지만, 카페와 다소 떨어져 외진 위치에 있는 테라스 특성상 직원이 잘 보이지도 않았고 직원도 내가 보이지 않을 터였다. 나 혼자였고 짐도 많았기에, 그렇다고 이걸 두고 가기에는 홈리스에게 내 빵-과 어쩌면 짐 모두-을 빼앗길 것 같기도 해 직원을 부르러 가지 못했다. 마음으로 약간은 난처해하며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마치 이제서야 나를 발견한 양-내가 먼저 앉아 있었건만- 홈리스는 뭐야, 라며 내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대로 선 채 내게 계속해서 시비를 거는 홈리스를 어찌하면 좋을지 난처해 그저 입을 꾹 다물고 빵이나 먹는 사이, 홈리스는 혼자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다 짐을 꾸려 한 블록 너머 다른 테이블로 가 버렸다.
비쩍 마른 비둘기가 윤기 없는 털을 한 채로 내 테이블 아래를 걸어간다. 빵조각이라도 던져주고 싶은 모습이었지만 정작 비둘기는 내 빵에 관심조차 없는 듯 가버렸다.
이 모든 풍경까지 더해 마치 파리 같다고 생각했다. 파리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어쩐지 그랬다. 수업을 듣는 어린이가 가족들과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다며 색색깔의 젤리빈을 내밀었다. 프랑스는 거리가 무척 지저분했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는 얼굴조차 즐거워 보였다. 오늘 아침 나도 어쩌면 다른 차원에 있는 어느 곳인가를 잠시 여행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도 어쩌면 매일 눈을 뜨면 어딘지 모를 낯선 거리를 조금 어리둥절한 채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