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일부러 찾아 듣는 일도 없고 그런 노래가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던 노래가 알고리즘을 타고 나온 순간 제목을 떠올리며 아, 하고 반가워했다.
그 후로도 그 노래는 종종 내 플레이리스트에 예고도 없이 찾아오곤 했는데 그때마다 늘 예상치 못한 기분으로 반갑게 제목을 떠올리며 즐겁게 들었다. 이 노래가 마치 나 같다고 생각했다. 우연히 만나면 웃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지만 평소에는 아무도 일부러 떠올리는 일이 없는, 존재하는지조차 잊고 있는.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또 그렇게 우연히 플레이되는 노래를 듣다가 그러고 보니, 내가 늘 떠올렸던 제목의 노래는 제목과 같은 가사의 훅이 있는데 그게 없다는 걸 눈치챘다. 그럼 이 노래는 그 노래가 아니라는 말인데 그럼 대체 무슨 노래인 거지, 플레이리스트를 열어보니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한 제목이었다. 그동안 크게 착각하면서도 반갑게 들었던 자신에게 다소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이것마저도 꼭 나 같네 싶다. 오랜만에 마주쳐 반갑게 인사하며 이야기 나누고 헤어지면서 근데 저 사람 누구였더라, 그 '누구'의 기분.
제목을 찾은 김에 가사를 열어 보니 오늘은 한 번뿐이니 낭비하지 않으면, 이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크게 착각하며 듣고 있던 존재감 없던 노래가 가지고 있는 좋은 가사. 그런 것조차 가지지 못한 것 같은 나의 큰 패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