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가 또 새벽에 토해서 깨웠다. 고양이와 인간 모두 스트레스 대폭발. 그냥 사료 그릇에 넘치도록 담아주고 먹고 싶은 만큼 먹으라고 하고 싶다. 일단 나부터 그렇게 먹고 있는데 고양이는 살찔까 봐 -그럼 건강이 안 좋아지니- 못 먹게 하는 것도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렇게나 살아도 높은 확률로 나는 고양이보다 오래 살겠지만. 누운 채로 흥미도 없는 SNS를 몇 시간이나 아무 생각 없이 들여다보다 며칠 전 사둔 바나나가 떠올라 벌떡 일어나 바나나 빵을 굽는다. 빵이 떨어진 지 며칠일까, 구울 시간이 없어 빵 없는 아침을 먹고 매일 배가 고프던 참이다. 바나나와 달걀과 요거트를 넣고 통밀가루는 계량하다가 얼마 남지 않았길래 다 넣어 버렸다. 초코파우더도 넣고. 내 마음대로 굽는 엉망진창 빵이다. 조금 탄 냄새가 나는 듯 해 오븐을 열어보았지만 초코파우더를 넣은 덕에 탄 건지 원래 빵 색인지 알기가 어렵다. 오븐을 닫았다가 코를 믿고 다시 오븐을 열어 빵을 꺼낸다. 오늘은 도서관에 가야 하고 오는 길에 수업 재료도 사야 한다. 일도 해야 하고. 그렇지만 어제까지는 오늘 일정이 비어 있었기에,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락을 해 볼까, 몇 명인가의 이름과 얼굴을 떠올려보고 보낼 메시지도 생각해 보다 이내 다들 바쁘겠지, 너무 멀지, 기타 등등을 변명 삼아 메시지 창도 생각의 창도 꺼버렸다. 나도 요즘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 전화해 뭐 해? 지금 나올래,라고 하면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는데 그렇지만 내 폰이 언제나 정적 속에 있는 건 아마도 다른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또 쓸모도 없는 가방을 사고 싶다. 수업 갈 때는 짐을 넣느라 수업용 가방만 들고, 수업 이외에는 외출을 하지 않아 사실 가방 같은 건 필요도 없는데 그런 것치고는 이미 가방이 많기도 하다. 동네에 산책을 가거나 간단히 무언가를 사러 갈 때는 주머니에 에코백과 지갑을 쑤셔 넣고 다니면서 어째서 그토록 계속해서 가방을 가지고 싶은 걸까. 처음부터 갖고 싶었던 부츠는 통이 작아 내게 맞을까 고민하는 사이 세일 품목으로 넘어갔고, 245를 사고 싶은데 240이 올라와 있어 내내 고민하는 사이 가격이 더 내려갔다. 20년 넘게 매일 들락거리던 쇼핑몰이 운영을 중지한다는 갑작스러운 공지를 걸고 나서야 겨우 부츠를 주문했고, 도착한 부츠는 어이없을 정도로 잘 맞아 조금은 공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