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은 휴일도 많았고, 예정되어 있던 수업도 취소가 된 터라 진짜 문제는 7월부터인데 -그리고 나흘 뒤면 7월이 된다- 이전 일주일 정도는 앓았고 지금은 머리가 텅 빈 채 두 시간을 지하철에 실려 경기도에 와 있다.
갑자기 감당하지 못할 인파를 마주쳤기 때문일까, 그 후 내내 흐린 날씨 때문일까, 어안이 벙벙해 잘 모르고 있던 앞으로의 내 상황이 벼락 맞은 듯 눈에 번쩍하며 보였기 때문일까. 두세 시간 정도만 깨어있어도 머리 위에서 누가 졸음을 뿌리고 있는 듯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토막잠 속에서도 내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도 나는 광장 공포증에 더해 고소공포증까지 느끼고 있었다. 한없이 아래로 떨어지며, 그 감각이 잠들어 있는 몸에 현실로 느껴지는 것이 신기하다 생각하면서 또
이게 바로 양질의 공포... 이런 감각을 누운 채로 느낄 수 있다니-까지 생각하고 있네 라고 생각하며 잠들어 있다.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나의 무의식은 해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아무도 없는 맥도날드에 혼자 앉아 읽은 책이 재미있었고, 처음 주문해 본 맥치킨 버거 -이런 버거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도 맛있었다. 오늘은 즐거운 일이 두 가지나 있었네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지 이제 수업하러 가자, 일어나 맥도날드를 나서니 우산이 없는데 비가 내리고 있다.
아, 역시 싫다 지금은 싫은 날들인가 덮어지지 않는 감정으로 비를 맞으며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