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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력 키우는 우리만의 홈스쿨링
13화
덕후력 키우는 우리만의 홈스쿨링
13. 어디든 놀이터가 되는 아이들
by
book diary jenny
Jul 1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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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자연에서 노는 것까지는 바라지 못하겠지.
그저 흙이 깔린 운동장에서만이라도 자유롭게 뒹굴고 달리고 힘차게 걸으며 놀 수 있다면 좋겠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문을 꽁꽁 닫아버린 동네 학교들의 모습에 마음이 씁쓸하다.
아이들에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 더 심해진 상황이다.
방역수칙 이유와 석면제거 공사 이유 등으로 문을 닫아버린 동네 학교의 모습이 씁쓸하다.
‘아이들에게 학교는 어떤 존재일까?’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어릴 적만 해도 골목이라는 공간이 동네 곳곳에 존재했다.
미로처럼 구부러진 길들을 따라 가다보면 저쪽 큰 길이 나오고, 저쪽 좁은 길로 들어가 보면 신기하게도 또 다른 큰 길로 이어지곤 했다.
그렇게 신나게 누비던 골목들이 동네마다 사라진 지는 오래되었다.
골목만이 아니라 이제는 아예 아이들의 모습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다들 어디에 있는 걸까?’라는 고민은 너무 구식이 되어버린 질문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너무나도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이지, 그 일들을 해결해 나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 무엇보다 방해물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어른들의 삶이 복잡해지고 바빠진 만큼 아이들의 생활 역시 정신없이 돌아간다.
어른들이 자연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밖에서 뛰어노는 것이 이제는 어색해져 버렸고, 이 어색함을 깰 만큼의 즐거움과 흥분거리를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동네 산을 마치 집처럼 여기며 노는데, 마치 우리 집 마당 같다고나 할까.
커다란 도시 속에 아름드리 산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어떻게 이런 행운이 있을까?’ 싶을 만큼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산에서 신나고 자유롭게 노는 이런저런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편집을 한 후, 우리가족 유튜브 채널(‘학교밖밀덕형제’)에 여러 번 올렸다.
그런 모습을 보는 시청자들은 “좋겠다.”, “나도 그렇게 뛰어놀고 싶다”, “거기 어딘지 궁금하다.” 등의 반응을 한다.
자연에서 자유롭게 노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그렇게 놀고 싶음과 부러움을 품게 되는 것 같다.
“엄마, 밖에서 먹는 밥은 어떻게 이렇게 꿀맛이 나죠? 신기해요.”
“집에서 먹을 때는 식은 밥이 맛없던데, 여기서 먹으니 식은 밥도 맛있네요.”
“밥을 잘 안 먹는 친구들을 여기 데려와서 이 밥을 먹으라고 했으면 좋겠어요. 당장에 식습관이 개선될 텐데 말이죠.”
아이들 입에서 나온 말들에 ‘거참, 애어른이 따로 없네.’ 싶다.
그런데 이 말들은 아이들 마음 깊은 곳 진심에서 나온 말이다.
다들 알다시피 실컷 논 후에 먹는 밥은 진정 최고의 맛이다.
산에서 뒹굴뒹굴 마구 구르고 정신없이 뛰어 다니고 이런저런 운동을 하고 나서 먹으니, 밥맛이 꿀맛인 것은 당연하다.
야외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 뿐만 아니라 밀리터리 덕후인 아이들의 취향 덕분에 주로 전투식량을 먹는다.
고추장 비빔밥, 미트볼 야채볶음밥, 해물짬뽕 라면밥, 카레 볶음밥 등 갖가지 맛의 전투 식량이 집에 가득 마련되어 있다.
오늘의 메뉴는 전투 식량 대신 도시락으로 싼 식은 현미밥에 3분 짜장,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김치반찬이다
샌드위치, 초코파이 그리고 맥콜도 함께 준비를 한 오늘의 간식이다.
‘이만큼 많은 밥을 과연 다 먹을까?’ 생각하면서 넉넉하게 밥을 쌌는데, 결과는?
역시 많은 양을 준비하길 잘 했다.
싹 다 긁어먹은 후의 텅 빈 그릇들의 아름다운 자태라니!
그렇게 반나절을 산에서 놀다보면 배가 고프지 않을 수가 없고 뭐든 맛있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 입에서 자연스레 이 말이 나온다, “식습관 고치고 싶은 친구들은 우리들과 함께 놀면 되는데.”
“나 오늘 짜장밥 먹었어요.”를 자랑하듯 입가에 검은 짜장이 한 가득 묻은 하성이와 조금은 까다로웠던 식습관을 이제는 완전히 고쳐버린 하영이.
특히 하영이의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운동을 하고 신나게 놀면 정말로 식습관이 고쳐지는지 내 두 눈으로 확실히 확인하게 되었다.
입이 짧았던 하영이는 자기의 밀리터리 덕후 기질 덕분에 식습관도 고친 경우이다.
군사훈련이라는 명목 하에 산에서 신나게 놀고, 훈련도 열심히 하다 보니 입맛이 좋아진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그토록 강조하는 군인정신에서는 밥을 깨작거리는 모습은 있을 수 없는 약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꼭 산이 아니어도 좋다. 골목을 찾아서 일부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
그저 동네에서라도, 아파트 안에서라도 신나고 힘차게 뛰어놀면 어떨까.
마스크를 끼고 뛰어노는 것이 버겁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어쨌든 뛰어 놀아야 한다.
그게 힘들다면 배드민턴도 좋고 공 주고받기도 좋다.
여자 친구들은 오자미 놀이도 좋고 고무줄 놀이도 좋을테다.
벤치에서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앉아 스마트 폰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서 씁쓸함을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그것을 사용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가끔은 땟국 물이 흐를 만큼 힘차게 뛰어놀고 아이들과 몸으로 부딪히면서 뒹굴기도 하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겨서다.
시대는 변했고, 아이들 역시 시대에 맞게 살아가는 것은 이해한다.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그 모습을 역행하기 힘든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아이들에게 다른 즐거움을 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산이 없다면 동네라도 나가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자.
아이들에게 그저 “폰 그만 보고 나가서 운동 좀 해.”라고 말만 하지 말고 부모가 함께 운동화 신고 나가 시간을 보내자.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며, 움직여야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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