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력 키우는 우리만의 홈스쿨링

14. 자연에서 뒹구는 아이들

by book diary jenny


“자연에서 자란 아이들이 창의력이 높다고 하는데…….”

“그렇지만 자연을 쉽게 접할 수가 없어. 멀어서 가기 힘들어.”

크게 마음을 먹고 날을 잡아야 가능할 것 같은 심정의 엄마들 말이다.

“나는 벌레가 무서워서 바깥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손톱에 흙이 끼는 것도 싫어요.”

청결을 강조하는 생활을 해온 아이들의 말이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 말들이지만, 사람마다 다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아이 나이가 3~4살 정도가 되면 많은 엄마들이 자연스레 아이들을 위해 자연관찰 책들을 사준다.

동화책으로 예쁘게 만들어진 책도 있고, 실제 사진이 다양하게 실린 백과사전 방식도 있다.

왜 3~4살 정도만 되면 아이들에게 자연관찰 책들을 구비해 주는 걸까?

아이들의 뇌 발달과 정서 발달에 영향이 있는 걸까?

그 나이 즈음이면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기 주변을 둘러보는 힘이 생긴다.

계절 변화와 날씨 변화 등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게 가능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차려주는 밥을 먹고, 읽어주는 책을 보고, 놀아주는 즐거움에 마음을 뺏기는 생활을 하던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이제는 바깥을 보게 된다.

진지하지는 않더라도 보이는 현상에 신기함을 느낀다.

파릇파릇한 잎이 돋아나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봄이 다가온다는 것.

화려한 꽃이 피어나고 뜨거운 햇살과 함께 끈적한 땀이 나는 여름이 다가 온다는 것.

잎이 뚝뚝 떨어지고 서늘한 기온과 함께 가을이 다가온다는 것.

거리가 휑해지며 매서운 칼바람의 겨울이 다가온다는 것.

그렇게 계절이라는 것이 바뀌어 간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것을 인지할 수 있는 나이가 대략 3살 정도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살아서 움직이는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시기가 바로 이때부터다.

“엄마, 개미가 걸어가요.”, “새는 날개를 파닥거리면서 날아요.”, “나뭇잎이 떨어졌어요.”

이런 표현에 엄마들은 감동을 하게 되고 자연관찰 책들을 손에 쥐어주게 된다.

아이들의 욕구를 채워주려는 엄마들의 노력을 나는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그 마음을 높이 산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아이를 품에 안고 자연관찰 책을 함께 읽으면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참 좋다.

감동을 주고받으며 서로 교감하는 시간들도 참 좋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반경을 넓혀서 바깥으로 나가보자.

아이들의 시야가 더욱 더 넓어지고, 행동이 더욱 더 커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겉옷을 대충 껴입고, 신발도 편안한 것으로 신고, 챙이 넓은 모자를 눌러 쓰고 나가면 된다.

물병 하나 챙기고 아이 간단한 간식 하나 챙겨서 바깥으로 당장 나가자.

우리 주변에 산과 들, 강과 바다가 없어도 전혀 문제 없다.

도시 속의 빽빽한 가로수길, 동네 학교의 텅 빈 운동장, 아파트 안의 아기자기한 놀이터 등.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다.


그 어떤 곳도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것에는 전혀 상관없다.

바깥으로 나가보면, 그래서 눈을 조금만 크게 뜨고 살펴보면 우리 아이들이 감동할 것들이 은근히 많음을 알게 된다.

먼저 우리 엄마들이 그런 사실에 놀라게 된다고 나는 확신한다.

개미들, 낙엽들, 화단의 꽃들, 비둘기들, 흙과 모래들, 심지어 아스팔트에 끼인 들풀들 까지.

무궁무진한 것들이 우리 가까이에 펼쳐져 있다.

어슬렁거리는 길고양이들까지 말이다.


이렇게 놀다 보면 운이 아주 좋은 날도 있다.

책에서 본 어떤 멋진 장면을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그날은 가슴이 벅차고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날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우리가 텔레비전에서 보던 연예인을 눈앞에서 직접 봤다고 상상해보자.

그 연예인을 평상시에 좋아하든 아니든, 직접 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반갑고 또 놀라운 일인가.


“엄마! 하성아! 여기 봐봐! 지네야, 지네!”

“우리 동네에 지네가 살고 있다니, 너무나도 놀라운 사실이네. 대단한 발견이야. 하영이가 눈이 아주 밝네.”

동네 나지막한 산에서 지네를 발견한 사실에 나는 그저 놀라웠고, 아이들은 그날 최고의 날이었다.

당연히 사진을 찍었고, 집에 와서 아이들은 그림으로 표현하기에 바쁘다.

아이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신기한 것이 있거나 놀라운 것이 있으면 그것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어 한다.

일기를 쓰든, 그림을 그리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놀라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엄마, 이제 여름도 가려고 하네요. 곧 가을이 다가오겠죠.”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가요. 어디선가 본 건데요, ‘시간은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고 했어요.”


자연관찰 책도 좋고, 자연 관련 영상들도 좋다.

그러나 직접 바깥으로 나가면 더 많은 재미있는 것들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발견할 수 있다.

아이들과 과자를 사러 가는 길에 하늘을 마음껏 올려다보자.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 주는 길에 땅도 실컷 내려다보자.

주위를 둘러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자연을 감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왜 중요할까.

다른 모든 것을 뒤로 하고서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는 이점이 있다.

감수성, 창의력, 집중력이라는 웅장한 단어들의 기본은 주변을 둘러보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아름다운 자연이 우리의 생활 가까이 곳곳에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파브르가 곤충을 연구할 때의 모습은 종교에 가까울 만큼 신성함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스스로 온힘을 다해 곤충 연구에 몰입한 파브르는 기존의 지식에 기대지 않았다.

대신 뜨거운 열정과 끈질긴 노력에 더불어 자기만의 개성으로 연구를 이어갔다.

문학적인 감수성은 또 얼마나 풍부한지, 그의 [파브르 곤충기]를 읽어보면 감탄할 것이다.

우리 아이가 파브르와 같은 곤충학자가 되어야할 필요는 없다.

파브르와 같은 전 세계인이 다 아는 위대한 인물이 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저 눈을 돌리면 보이는 생활의 자연풍경에 감탄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엄마들이 신경을 써 주면 좋겠다.

바깥으로 나가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신나게 들어주고 함께 감동을 느끼며 감탄하면 그걸로 된거다.

오늘 올려다본 하늘과, 오늘 느낀 바람과, 오늘 만져본 흙에서 아이들은 관찰력을 키우게 된다.

그것들이 아이들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자양분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자연관찰 책도 좋고, 자연관련 영상들도 좋고, 다 좋다.

그에 더해서 직접 나서는 발걸음도 덧붙여보는 것을 오늘 당장 해보자.

아이들의 표정과 눈빛과 손길, 그리고 발길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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