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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결심한 이유

"진짜 모르는 사람이지?"

by cogito Feb 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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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야?"

"아니 모르는 사람인데 연락처 물어 보네"


여자 친구와 데이트 중 신세계백화점에 갔을 때였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화장실 앞에서 나를 기다리던 여자 친구가

낯선 남자와 말을 하고 있다


내가 다가기자 그 남자는 어색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내기 누가냐고 물어보니

여자친구는 모르는 사람인데 번호를 물어봤다고 했다


순간 나는 뿌듯했다

내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들도 괜찮다고 생각을 한다니

나의 선택이 잘 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

일종의 승자의 여유를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결혼을 결심했다

내가 망설이면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날 이후로 나의 행동은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고 결국 결혼을 했다


그런데...

결혼식 날 와이프 손님들 중에서 그 남자를 봤다

분명히 와이프에게 내 앞에서  번호를 물어봤던 그 사람이다

물론 얼핏 잠시 본 것이라서 100% 확신할 수는 없다

무엇인가 남성의 '본능의 촉'이랄까?

흠... 찝찝하다

분명히 아니라고 하겠지만

뭐.. 증거도 없고..


참.. 내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동기가 와이프의 자작극

일지도 모른 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참..

의심의 씨앗은 늘 또 다른 의심의 싹을 틔운다


그런데 뭐..

그런들 어떠하리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 날일이 아니어도 다른 이유로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했을 것이다


의혹은  추억 속에 묻어두는 것이

지금을 행복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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