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한하늘 Nov 02. 2021

질문하는 시니어

저연차일 때 질문하는 태도를 가지라는 글을 작성한 적이 있다. 많이 궁금해하고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태도는 성장에 가속을 붙일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저연차일 때보다, 경력이 쌓이고 연차가 높아졌을 때 오히려 질문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연차일 때는 무언가를 모르는 게 그다지 흠으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연차가 쌓이고 소위 '시니어'가 되고 나니, 모르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더 부끄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인 후에는 누군가에게 물어보는 것보다 스스로 찾아보는 횟수가 늘었다. 찾아보는 기술이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작업 중인 사람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때로는 물어보는 것이 부끄러워서 혼자 자료를 찾아 공부했던 적도 있다. 그러다가 인공지능이란 것을 다루게 되면서, 다시 질문과 부탁을 많이 하게 됐다. 워낙 생소했던 분야다 보니, 혼자서 무얼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이러저러한 것들을 많이 물어보게 되었다.


나보다 나이가 20살 가까이 어린 동료한테 무언가를 물어보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심지어, 물어보는 내용이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기초적인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다행히, 무언가 물어보면 신나게 가르쳐주는 사람들이라서 점점 물어보는 게 어렵지 않게 되었고, 덕분에 도움을 무척 많이 받았다.


창피함이라는 게, 어떤 면에서는 나 혼자만의 자격지심일 텐데,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부끄러울 만큼, 나 자신이 교만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겸손을 배우게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더 열심히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겸손인가 보다.

이전 02화 20대에 큰 도전을 하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