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스스로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알려고 노력한다. 학습에 상당한 열정을 보이고, 당장의 보상보다 성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인 후에는 인식이 달라진다. 이제는 '알만큼 안다'는 인식이 형성된다. 이런 인식이 형성된 후에는 무언가를 배우려는 의욕이 약해진다.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에게는 영향이 덜 하지만, 학습욕이 강하지 않았던 사람은 이 시기부터 학습에 대한 노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자신이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계속하고 있는 동안에는 이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좁은 지식과 통찰을 깨닫게 되고, 안 하던 학습을 하려니 스트레스와 피로가 몰려오기도 한다. 모든 것이, 스스로를 젊은 시절의 경험과 통찰 안에 가두어 놓은 결과다.
재테크를 할 때 '종잣돈'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투자를 위한 여력이 마련되었을 때야 말로 재산을 증식할 기회다.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재산을 크게 늘리는 것이 쉽지 않다. 지식과 통찰에도 이런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통찰을 쌓는 것보다, 무언가에 대해 어느 정도 경험과 통찰을 쌓은 상태에서 새로운 통찰을 쌓는 것이 더 쉽다. 따라서, 내가 늘 하던 일에 대해 '알만큼 안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새로운 통찰을 쌓을 절호의 기회가 된다.
알만큼 알게 될 때까지는 사람에 따라 역량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알만큼 알게 된 후에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이후의 역량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이것이 어떤 10년 차는 3년 차와 별로 다르지 않은 반면, 어떤 10년 차는 8년 차가 따라잡기에도 벅찬 경지에 도달해 있는 이유다. 만약,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익숙하게 느껴진다면, 지금이야말로 내 미래를 위해 학습에 몰입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