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규윤 Jan 07. 2021

8. 따뜻한 커피 한 잔의 효과

소개팅 하수에게 하수가8

  많은 사람들이 소개팅 코스에 꼭 짚어넣는 카페-찻집. 왜 사람들은 카페를 찾을까? 그리고 카페에서 대화가 잘 이루어지는 이유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의 효과


  사실 많은 사람들이 소개팅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나면 뒤에 커피도 한 잔 하는 것이 정석적인 코스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 장에서의 이야기는 크게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왜 ‘따뜻한 커피’를 한 잔 하는 것이 중요한지는 여전히 많이 짚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미국에서 행해진 유명한 실험이 있다. 미국 심리학자 로런스 윌리엄스 연구팀(콜로라도대학)은 대학원생 41명한테 각각 뜨겁거나 차가운 커피잔을 들고 있게 부탁하고서 어떤 사람의 인물평을 짧게 들려주었다. 그런 뒤 자신들이 전해 들은 그 사람의 특징들을 얘기해 보도록 했더니, 뜨거운 잔을 들고 있던 사람들은 차가운 잔을 들었던 사람들에 견줘 뚜렷하게 긍정적 특징들을 더 얘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피실험자 53명한테 어떤 제품의 평가를 하도록 한 다른 실험 상황에서도 따뜻한 제품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 찬 제품을 든 사람들보다 훨씬 더 너그러운 마음의 상태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318813.html#csidx9a96ce1fe62ecb089bf250ef4b1ece2


  이처럼 따뜻한 커피, 차를 손에 쥐고 대화를 나누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훨씬 상대의 마음을 온화하고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소개팅에서 상대가 나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하는 것에도 많은 도움을 수 있다. 특히 날씨가 추워서 마음도 추워지는 겨울날이면 더욱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어찌 보면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필자는 위와 같은 효과와 필자의 경험으로 인해 소개팅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상대와 나눌 것을 추천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오찬 효과’와 더불어 ‘따뜻한 커피 한 잔의 효과’를 함께 누린다면 더없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식어버린 찻잔, 식어버린 호감


  필자의 경험을 하나 소개해보겠다. 필자는 대개 소개팅을 하면 식사를 함께한 후 커피를 마시러 카페나 찻집으로 이동을 했었다. 식사 자리에서 분위기가 잘 흘러가고 상대도 나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 같을 때는 카페-찻집에서도 대화가 잘 이루어지며 호감이 더 깊어졌었다. 그리고 대개는 만남 이후 제안한 애프터 신청도 상대가 잘 받아 주었다.


  그러나 14번째 소개팅에서는 식사 자리에서 분위기가 잘 흘러가고 상대도 나에게 진한 호감을 보였던 것과 달리 찻집에서는 분위기가 어색하고 삭막해져 당황한 적이 있었다. 이전 소개팅의 흐름과 식사 자리에서의 좋았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길래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경험이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물론 다른 이유들을 꼽을 수도 있겠다. 찻집 분위기가 별로였을 수도 있겠고, 식당의 은은한 조명이 사라졌기에 서로의 얼굴이 더 잘 보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상대가 나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았는데 필자가 착각을 했을 수도 있겠다. 소개팅이 잘 이어지지 않는 것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 그날은 추운 겨울이었음에도 평소와 다르게 따뜻한 차를 마시기는커녕 미지근하고 차가운 차를 마신 게 문제였다고 생각됐다. 서로의 손에 온기가 부족하니 피어나던 호감이 급격히 냉각되는 기분이었다. 필자조차도 이런 기분을 느꼈을 정도니 상대 또한 어떠했을까 싶다.


  급격히 식어가는 분위기 속에서 어찌어찌 대화를 이어가다 상대와 헤어진 뒤 행한 연락에서 애프터 신청이 받아지긴 했다. 하지만 찻집에서 어색해진 분위기와 식어진 호감 탓에 뒤의 만남은 결국 실제로 이루어지지 못했었다. 필자부터가 식어버린 차처럼 호감이 식어버렸는데 어떻게 적극적으로 만남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다른 요인이 더 큰 문제였을 수 있다. 하지만 따뜻한 차를 마셨다면 좀 더 대화가 잘 이루어지진 않았을지 생각해본다.^^;)


따뜻한 커피-차를 마시자


  이처럼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호감을 이어가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따뜻한 커피-차를 한 잔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와의 식사 자리가 만족스러웠고 이후에도 대화를 나누고 싶어 카페로 이동을 하려 하는가? 그렇다면 분위기 좋은 카페나 찻집을 방문한 후 (특히 추운 날엔) 따뜻한 커피-차를 손에 쥐고 대화를 나누는 것을 추천한다. 손이 따뜻해지는 만큼 마음도 따뜻해지고 편안해질 것이며, 그럴수록 상대의 대화를 더 편안하고 호감 있게 들으며 대화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 주제-9. 소개팅과 선은 어떻게 다른가?
주의-필자의 말은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하며 정답이 아니니 유의 부탁 드립니다.
이전 09화 7. 소개팅 첫 만남 후 연락과 애프터 신청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