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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윤 Jan 15. 2021

12. 소개팅의 불문율

소개팅 하수가 하수에게12

  불문율은 암묵적으로 정해진 원칙을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많은 불문율들이 존재하며 사람들은 불문율에 맞춰 세상을 움직인다. 그렇다면 소개팅에서의 불문율은 어떠할까?

**필자와 지인들만 생각하는 불문율일 수도 있습니다.


소개팅에도 불문율은 존재한다.


  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몇 가지 불문율을 접하게 된다. 식사를 할 땐 인원이 다 모이고 나서 함께 식사를 시작한다든지, 직장에서 상사를 마주치면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이렇듯 불문율이란 누가 이렇게 하자고 강제로 정해놓거나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지켜지고 있다.


  소개팅에서도 몇 가지 불문율이 있다. 누군가 정해놓진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우리는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이것을 따르지 않아 예의 없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물론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왜 이걸 이렇게 해야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말이다.


연락은 남성이 먼저


  이번 장에서는 이런 소개팅에서의 몇 가지 불문율에 대해 소개를 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첫 번째로 소개할 것은 소개팅 시 남성이 먼저 연락처를 받고 연락하는 것이다. 남녀평등의 시대가 도래했지만 알게 모르게 정해진 원칙인데 소개팅이 성사되어 연락처를 교환하게 되면 대부분의 주선자들은 남성에게 연락처를 넘겨주고 상대 여성에게 연락하라고 전한다. 그래서 특히나 남성들은 여성에게 어떻게 연락을 할 것인지 고심하게 되고 첫 연락의 부담에 많은 긴장을 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엔 17번의 소개팅과 선 모두 본인이 연락처를 전해 받았으며 모두 본인이 먼저 연락을 하였다. 상대가 연락을 기다리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되도록 그날을 넘기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말이다. 만약 남성의 연락이 늦어 날을 넘길 경우 ‘왜 연락이 없지?’라며 상대가 당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연락처를 넘겨 받은 남성은 되도록 연락을 늦게 하지 말도록 하자. 지인 같은 경우는 바로 연락하라는 당부를 무시하고 며칠이 지나 연락을 하였다가 결국 첫 만남도 가지지 못하는 불상사에 처하기도 하였다.


애프터 신청은 남성이


  두 번째로 소개할 것은 남성이 애프터 신청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 여성이 남성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면 먼저 애프터 신청을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애프터 신청은 남성이 한다.’라는 불문율이 있는데 그래서 첫 만남이 끝난 뒤에는 여성도 많은 긴장을 하게 된다. ‘상대가 마음에 들었는데 애프터 신청을 안 하면 어쩌지?’ 또는 ‘별론 것 같은데 애프터 신청을 안 했으면 좋겠다.’라는 식의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애프터 신청을 거절 당하든 안 당하든 이 순간만큼은 남성에게 선택지가 주어진다. 상대가 마음에 들었다면 적극적으로 애프터 신청을 하고 거절당할 게 뻔해 보이면 애프터 신청을 고심해보도록 하자.


  그리고 이로 인해 파생되는 다른 불문율이 있다. 첫 만남이 끝나고 시일이 지났는데도 남성에게서 애프터 신청이 없다. 그러면 상대는 만남을 이어갈지 고심하는 중이며 아예 연락조차도 없다면 이것은 만남을 이어갈 의지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소개팅이 끝났는데 호감 가는 상대 남성에게 애프터 신청이 없다면 여성이 애프터 신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도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애프터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간혹 상대 여성에게 날이 지나 애프터 신청이 들어온 적이 있다. 그러나 거기에 응하진 않았다. 그러니 남성에게 애프터 신청이 없다면 상대가 호감이 가더라도 고심을 해보도록 하자.


첫 만남에서 영화관은 No!


  세 번째로는 첫 만남 시 영화관은 피한다는 것이 있다. 첫 만남은 서로를 모르던 사람들이 처음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이다. 그래서 첫 만남이 화기애애하고 즐겁고 서로에게 호감이 충분히 든다면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으로 이어져 연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반면 첫 만남이 즐겁지 않고 화기애애하지 않았다면 두 번째 만남으로 이어질 확률도 낮고 이후 만남을 가지더라도 지지부진한 만남이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첫 만남에서는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호감을 쌓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때 첫 만남에서 바로 영화관 같은 공연장을 간다? 이는 들던 호감들도 가라 앉힐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영화관에 들어가면 약 2시간 가량 대화가 단절되게 된다. 그 시간 만큼 서로에 대해 알아보고 호감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게 되며, 피어나던 호감도 영화의 영향으로 초기화 될 수 있다. 불도 처음 피어날 때 잔잔한 바람을 많이 불어줘야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상대에 대한 당신의 마음도 그만한 노력과 대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면 미약하던 불은 곧 꺼질 수 있음을 생각하자.


  그래서 첫 만남에서는 가급적 영화관을 가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 되었다. 만약 누가 첫 만남에서 영화관을 데려갔다고 하면 '대화하기 싫었나 보다.', '그 사람 완전 별론데?' 이런 말이 돌아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나도 상대도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관에서 첫 만남임에도 데이트를 잘 리드할 수 있다면 영화관에 가도 상관이 없다고 본다. 나와 상대에 대해 충분히 파악을 하고 첫 만남에서 영화관 데이트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가급적 이 불문율을 따르도록 하자.


세,네 번째 만남의 고백


  네 번째로 소개할 것은 세 번, 네 번 만났을 때의 고백이다. 소개팅을 어느 정도 해본 사람들은 이 불문율에 대해 알고 있다. 만남을 지속하여 세 번째, 네 번째가 되었을 경우엔 고백을 할지 말지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불문율은 첫 번째, 두 번째 만남은 너무 이르고 다섯 번째, 여섯 번째로 넘어가면 사귀지도 않는데 만남을 이어가면서 소모되는 시간과 정신력 등의 문제로 자연스레 정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소개팅이 너무 잘 풀리고 서로가 잘 맞다면 분위기에 따라 빠른 연애를 시작하거나, 어쩌다 보니 만남이 길어져 다섯 번째쯤에 연애를 시작하는 커플들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암묵적으로 ‘세 번째, 네 번째쯤 되면 고백이 들어올 것이다.’, ‘고백을 해야지.’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므로 내가 상대를 두 번쯤 만났는데 계속 만남을 이어가려 하면 고백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만약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상대와 만남을 계속 이어가는 것도 서로에게 좋지 않다.


  필자 같은 경우는 소개팅을 별로 해보지 않은 여성과 소개팅을 해본 적이 있는데 네 번을 만나 고백을 결심하고 기차역에서 고백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상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당황하며 때마침 온 기차를 타고 도망치듯 사라져 버린 적이 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대 여성은 이만큼 만났으면 고백이 들어올 것이라는 걸 예상을 못했으며 나와의 만남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이어간 만남이 아니었다. 이렇듯 상대를 생각한다면 세 번쯤 만나면 고백을 생각하고 상대를 만나고, 상대가 별로면 세 번까지 만남이 넘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불문율을 잘 파악하고 소개팅을 하자.


  이 장에서는 소개팅에서의 불문율 몇 가지를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알게 모르게 존재하는 소개팅에서의 불문율이 몇 가지 더 있다. 내가 소개팅 경험이 부족하다면 이런 불문율에 대해서 미리 파악하고 소개팅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상대가 경험이 많다면 상대도 이런 불문율에 맞게 소개팅에 나설 것이므로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게 말이다.


다음 주제-13. 소개팅 꼭 해야 할까?
주의-필자의 말은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하며 정답이 아니니 유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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