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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전사 Jan 12. 2024

인간의 탐욕과 전쟁

 권력에의 의지와 탐욕

인간의 탐욕이 전쟁의 원인이 되는가?

대답은 Yes or no. 즉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남의 것을 빼앗는 약탈행위는 과거 전투과정에서 흔히 발생했다. 약탈은 승자가 전리품을 얻는 과정으로 합리화되었다. 재물, 말과 가축, 여자, 식량, 무기 등 귀하거나 필요한 것은 모두 약탈 대상이었다. 프랑스 나폴레옹 군대도 약탈을 용인했다. 오히려 정복지역에 포도주와 예쁜 여자가 있다는 선동으로 약탈의 대상을 지목함으로써 현재의 고난을 극복하는 전투의지를 부추기고 사기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오늘날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해외에서 가져온 유물들이 약탈의 증거다.


사실 고대 정복전쟁과 제국주의의 식민지 전쟁은 약탈이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의 영토를 차지하여 생산물과 자원을 수탈하고, 식민지 통치권을 장악하여 세금을 징수해 부를 착취하고, 사람을 잡아가 노예로 만들어 노동력을 확보했다. 이런 약탈전쟁은 결국 제왕과 군 지휘관, 성직자, 장사꾼, 병사, 용병들의 탐욕을 채워주는 수단이 되었다. 대표적인 약탈전쟁이 4차 십자군 전쟁이다. 십자군 전쟁(Crusades)은 이슬람에게서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고자 유럽 가톨릭 세력이 일으킨 원정 전쟁이다. 그중 4차 전쟁(1202~1204)은 교황 인노첸시오 3세의 촉구로 원래 이슬람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기획되고 예루살렘이 아닌 이슬람교의 본거지인 이집트 공략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종교적, 신앙적 동기보다는 세속적, 경제적 목적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여 이슬람이 아닌 동로마 제국을 목표로 삼은 전쟁으로 변질되었다. 베네치아 공화국이 개입한 이 십자군은 1204년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침공하여 처참하고 무자비하게 이 도시를 유린했고 수많은 문화재와 보물을 약탈하고 파괴했다. 약탈품의 4분의 1은 새 황제의 몫으로, 나머지는 프랑크 군과 베네치아 군이 반반씩 나누었다. 약탈이 목적이 되자 전쟁의 목표가 뒤바뀐 것이다. 이런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전쟁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원주민들은 오랫동안 가꾸어온 자신의 터전을 빼앗겼다. 인간의 탐욕은 전쟁의 원인이 되고 전쟁을 끌어가는 힘이 된다.


전쟁은 국가와 국가, 교전단체와 국가, 교전단체와 교전단체가 벌이는 무력충돌이다. 오늘날 전쟁은 무기의 파괴력이 강력하고 광범위해져 인명손실이 크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선택지가 되었다. 어느 누가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이 될 거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바스간의 분쟁, 미국의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본보기이고 과거 베트남전도 다르지 않다. 따라서 민주국가든 독재국가든 쉽게 전쟁을 일으키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민주국가는 국민의 여론과 언론의 영향으로 다량의 인명손실이 우려되는 전쟁을 함부로 일으키기가 어렵다. 인명의 대량 손실과 패배는 정권의 붕괴와 군 지휘관의 문책으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 이에 비해 독재국가는 상대적으로 민주국가보다 지도자의 공격적 성향과 탐욕이 전쟁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쉽다.


3대 세습으로 북한의 권력을 장악한 김정은이  4대 세습시대를 꿈꾸고 있다. 1대 김일성 코스프레를 통해 권력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김정은은 6.25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의 폭력성을 흉내 낼 가능성이 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은 김정은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사일 발사장, 핵무기 등장 장면에 김정은이 딸 주애를 동반하며 폭력 이미지를 대물림 중이다. 권력 세습 퍼포먼스이자 폭력 실행 가능성의 암시를 통한 힘의 과시다. 김주애는 4대 세습과정에서 점점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폭력 이미지로 성장되고 권력 탐욕적 인물로 부각될 것이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 버튼을 누룰 수 있는 강력한 존재라는 이미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의 아이가 지금의 북한을 주무르도록 공작하는 김정은 체제의 위험성은 핵 버튼이 인형의 버튼인양 쉽게 눌러도 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자(본명 손무孙武, BC 545년경~470년경)는 손자병법 제1장 시계(始計) 편에서 "전쟁이란 나라의 큰일이다.(孫子曰, 兵者 國之大事)", "전쟁은 죽고 사는 문제이고 사느냐 죽느냐의 길이니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라고 역설했다. 그래서 전쟁은 동네에서 일어나는 싸움과 다르기에 국가시스템이 작동하는 국가의 존망을 건 신중한 결정이다. 하지만 우발충돌에 의해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공자(孔子, BC 551~479)는 기만과 교활로 인해 전쟁이 발생한다고 했다. 북한은 2024년 1월 5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우리 서해 백령도 북방 장산곶과 북한 등산곶 일대에서 해안포 200여 발을 발사했다. 이에 우리 군은 오후 3시부터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에 K9자주포와 전자포 400여 발을 발사했다. 이 일이 있고 나서 북한은 황당한 주장을 조선중앙 TV에 방영했다. 북한군이 지상에 폭약을 터트리는 기만 전을 실시했는데 우리 군이 이에 속아 해상 포사격을 가해왔다는 주장이다. 우리 군은 즉각 반박했다. "지상에서 터지는 폭음과 해상사격을 다 구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맞대응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 군의 능력을 모를 리 없는 북한이 황당한 주장과 행동을 하고 있다. "동쪽에서 소리 지르며 서쪽을 친다."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식의 또 다른 기만전이 아닌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호전적인 인물과 사회 분위기가 싸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듯이 한 나라의 권력자와 지배층이 권력에의 의지와 탐욕이 강할 때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정부를 갈아치울 수 있는 민주국가 보다 높다.


인간의 탐욕에 맞서 전쟁을 막는 것은 탐욕적 인간이 전쟁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에서 쫓아내거나 그 인간 자체를 제거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그가 전쟁을 일으켰을 때 잃는 것이 아주 커서 전쟁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정권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시각각 날리고 있다. 그것도 한미가 공통의 목소리로 내고 있다. 훈련도 하고 있다. 정권에 따라 김정은 참수작전(제거작전)을 북한 눈치를 보며 언론에 노출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공공연히 노출하고 있다, 물론 임무가 부여된 부대의 훈련 소식 정도일 뿐 구체적인 능력과 수단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탐지능력, 목표에 접근하는 방법, 공격수단일 것이다. 북한 김정은의 동선은 한미정보당국의 제1의 정보목표이다. 목표까지 도달하는 제거수단은 미사일, 특히 지하갱도를 뚫을 수 있는 벙커버스터 개량형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KTSSM)이다.  2024년 1월 12일 우리 군은 KTSSM의 시험발사 성공과 이를 현무 MLRS에 탑재할 수 있다는 소식을 언론에 공개했다. 극비에 부쳐진 것은 한미특수부대의 능력이다. 이들에게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는 극소수만 알뿐이다.

노컷뉴스(2023.5.12)

남북한은 열전(Hot War)이 잠시 멈춘 정전상태지만 상대를 위협하고 굴복시키기 위한 메시지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메시지가 잘못 전달되면 언제든 포격전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 당일 나는 우리나라 전쟁을 지도하고 결정하는 현장에 있었다. 적 0군단 사령부가 우리 타격목표로 선정됐다. 동시에 북측에 더 이상 포격을 하지 말 것과 포격을 지속하면 강력한 포격을 가할 것이란 경고 메시지를 남북한 통신선 팩스를 통해 전달했다. 이후 남북한 포격전은 더 이상 없었다. 이후 우리 미디어는 둘로 갈려 한쪽은 우리 군의 잘못을 세세히 파헤쳤고, 한쪽은 우리 영토가 공격을 당했는데 강력한 응징을 하지 않았다고 군 지휘부의 경질을 요구하는 보도를 해댔다. 그때 나는 느꼈다. "전쟁을 모르는 자들이 전쟁을 운운하면 전쟁이 날 수 있겠구나. 전쟁을 일으키는 자는 군인이 아니라 정치인이고 군인은 전쟁을 수행하는 자일뿐이구나"

연평도 포격도발 상황일지(2010.11.24, 연합뉴스)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따른 피해 현장(2010.11)

연평도 포격전이라는 전쟁을 놓고 정치인의 탐욕, 미디어의 무책임한 주장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걸 그해 가까이서 목도했다. 북한이 일으킨 천안함 폭침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전쟁을 막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걸 누구는 힘으로, 누구는 평화협상으로 이루려 한다. 인간의 탐욕을 다루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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