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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by 해산

초승달

해산



하루를 닫고 드러눕던 태양이

긴 하품으로 뱉은 마지막 열기가

저녁 어스름에 두리번거리다 걸터앉은 자리


미처 눕지 못한 수십억 우주가

식어가는 온기를 바라보았다

사랑이 식는다

야망이 식는다

계획이 식는다


식은 자리에

빼곡히 걸린 눈빛들이 대롱거린다

무엇을 보려는지 쉬이 멈추지 않고

깜빡이며 흔들리며

차가운 밤하늘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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