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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으면 아파요.

by 해산

녹음(綠陰)의 피

해산



숨을 밟고 뛰는 사람아

대지를 쪼갤 듯이 내리쬐는 열기가

성난 발자국을 재촉하는가

채 여물지 못하고 짓눌린 싹

어린 숨 뱉어낸 소리 없는 비명은

녹음(綠陰)의 피가 되어 흐르고

이윽고 땅을 적시고 뿌리내렸다

위로 뻗지 못한 한(恨)


진한 풀 내음 품은 대지에

발을 내딛는 사람아

엎드려 귀를 대고

녹음의 여린 숨결을 마셔라


가슴을 달구는 열기에

숨을 불어라

숨을 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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