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딱 맞는 집게처럼
하나뿐인 퍼즐 조각처럼
너도 나도 그런 줄 알았지
온 세상에 나를 위해 준비된 듯
애쓰지 않아도 사랑하고
볼품없는 구석마저 어여뻐하는 네가
오롯이 내 짝인 줄로만 알았지
아픈 게 싫어 더는 오지 말라고
여문 입술과 매서운 눈으로
소리 없이 외치던 내가
어느새 셀 수 없는 자물쇠를
온 힘을 다해 열어야만 했던 문들을
열고 또 열었을 때
나는 그 너머에
눅진한 마음을 말려줄
햇살이 있을 거라 믿었고
환하게 빛나던 네가
내 삶을 밝혀줄 줄 알았지
하지만 빛이 사라진 어둠은
그 이전의 어둠보다 더 지독하다는 걸
나는 몰랐지
더 이상 닫을 힘조차 없는
내 마음은
주인 없이 버려진 퍼즐 조각 하나
삐걱대며 텅 빈 공기 속을 도는
작은 톱니바퀴처럼
나는 왜 너에게 꼭 맞는 조각이 아니라
그저 때에 맞춰 돌아가는
부품이어야만 했을까
여전히 돌아가는 시간 위에서
나는 묻고,
다시 대답하고
또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