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사람과 이어지란
마치 실패를 뻔히 보면서도
승부를 거는 경기와 같다
무모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에 더해
누군가와 깊어져야 한다면
그것은 내 삶을 움켜쥐고
이리저리 흔들 만큼 힘이 세다
평상시에 꼭꼭 잠가놓던 빗장을
한번 열기 시작하면
도대체 언제까지,
어느 만큼까지 열어야 할지
그 한도를 모르는
눈치 없는 나는,
또다시 제어할 수 없는 나를 알고
얼마나 또 울고 웃을지 알기에
이름 모를 상대와 힘겨운 씨름을 한다
결코 지고 싶지도
이기고 싶지도 않은
이상한 씨름을
용기를 한참 내고 나서
들여다본 마음의 우물은
언제나 텅 텅 비어 있다
바가지를 내려도 내려도
찰랑이는 물소리에 닿지 않는다
내 마음은 언제나 주고 또 주느라
정신을 차려보면
바닥을 긁는 소리만 남는다
그래서 머리는 말한다
눈치껏, 선을 지켜야 한다고
이번은 아니라고 했잖냐고
그런데 마음은,
어리석은 내 마음은
늘 힘이 세다
늘 이 힘겨운 싸움을 이겨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