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예의]

‘부질없다는 말 대신, 나는 마지막 예의를 택했다.’

by 사막의 소금




부질없다는 말은

애써 하고 싶지 않았다


방울방울 내 안에 맺혀 있는 것들을

터뜨리고 싶지 않아서


비집고 나오려는

목에 걸린 말을 애써 삼켰다


삼켜지는 것보다

더 쓴 것이 울컥 쏟아질 뻔했으나

나는 끝내 참아내었다


그것이 너에 대한,

‘우리’라는 빛바랜 말에 대한

마지막 예의이자 조의였다


하지만 너는,

끝내 먼저 그 말을 던졌다


그토록 아프게 참아온 말인데

너에게는 참으로 쉬웠다


등을 돌리는 일도,

새치기하듯 먼저 상처를 주는 일도


너에게 어려운 일은 오직

‘우리’를 지키는 일 하나뿐이었다





keyword
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