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속의 바늘]

‘다정한 말에 숨은 날카로움, 하지만 나는 여전히 다정하기로 했다’

by 사막의 소금



말 사이에

낚시 바늘을 숨겨두는 이들이 있다.

나를 위한 바늘과

또 다른 이들을 위한

여러 모양의 바늘을 숨겨둔다


나를 위하는 듯이

나를 칭찬하는 듯이

그렇게 예쁘고 사근한 말이지만

슬쩍 들춰보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다

겉은 반짝이지만

들쳐보면 어둠이 눅눅하게 배어 있다


누군가 그 바늘을 살짝 건드리면

순식간에 그 말이 무엇을 향해 있었는지

누굴 옭아매고 싶었었는지 드러난다


유독 당신은,

나에게 취약했다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고

나의 모든 것이 힘들었다

내가 가진 것들이 미웠고

내가 하는 것들이 석연찮았다

나는 늘 당신에게 부족했고

그럼에도 해내는 내가 불편했다


얕은 웃음 속에 비춰 보이는

당신의 매서운 입매가

나는 슬프다


사랑하기도 모자를 시간에

자꾸만 바늘을 꿰고 있는 당신이

나는 아쉽다


굳이 말하지 않고도 웃고

굳이 아프게 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사람, 그런 사이이고 싶다

나는ㅡ





keyword
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