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꼴의 뉘앙스를 결정짓는
다양한 요소들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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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지만 진지한 상황을 표현할 때 많은 사람들이 궁서체를 사용하는데요. 진지한 궁서체처럼 글꼴은 각각의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글꼴의 인상, 즉 뉘앙스를 풍기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글꼴의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들은 한글과 latin 편으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1. 글자 폭
한글에서 글자폭은 크게 장체, 평체, 정체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 글자폭에서 느껴지는 인상을 예시와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손글씨를 제외한 대부분의 글꼴은 고정폭(모든 글자의 폭이 같음)으로 만들어지지만
산돌 폰트의 '호요요'와 같이 가변폭(글자의 폭이 다름)의 글꼴도 나오고 있습니다.
(호요요 클릭 시 글꼴 소개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2. 글줄 (글자의 무게중심)
글꼴은 줄글로 사용하다 보면 글자의 기준선이 생기는데 이 기준선을 '글줄' 또는 '글자의 무게중심'이라고 합니다. 그 기준선은 글자 구조(네모꼴, 탈 네모꼴), 초성의 위치, 곁줄기의 위치 등을 통해 형성됩니다.
3. 기울기
한글 글꼴은 다양한 기울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손글씨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글꼴에서 다양한 기울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꼴의 기울기를 통해 속도감, 손맛 등의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4. *자소의 형태
*자소 : 한 언어의 문자 체계에서 음소를 표시하는 최소의 변별적 단위
한글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자소가 많기 때문에 특정 자소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글자의 인상이 크게 변화합니다. 특히 기업이나 도시 전용 글꼴을 보면 자소의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징을 주기 좋은 자소의 대표적인 예는 ㅅ, ㅈ, ㅊ, ㅎ, ㅌ, ㅇ꼴 입니다.
5. 질감과 색상
질감과 색상으로 글꼴의 인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는 책 표지나 영상물(영화, 유튜브, TV프로그램 등)의
타이틀, 자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예시와 같이 공포영화의 타이틀과 잔잔한 일상 영화의 타이틀만 봐도 두 글꼴의 온도 차는 엄청납니다. 특정 분위기를 위해 글꼴에 질감과 색상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그 효과는 극대화됩니다.
예전에 누군가 '본죽'의 글꼴이 공포스럽다며 합성한 인터넷 이미지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본죽은 '죽'의 느낌을 주기 위해 해당 폰트와 질감을 선택한 것 같은데, 사람들이 그 형태와 질감을 대부분 공포영화 타이틀로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이런 재미있는 일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글자의 뉘앙스를 결정짓는 요소는 글꼴 업계에서 생각하는 일반적인 예시로, 글꼴 디자이너의 의도 또는 보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만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쓰는 글 또한 방향성을 찾기 위한 안내서 정도로 봐 주시기 바랍니다.
타입 관련 용어에 대해 궁금하거나, 타입 디자인을 공부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참고
포스터 - 영화[쏘우], 영화[리틀포레스트]
본죽 패러디 - 트위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