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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재 Feb 12. 2024

하쿠나마타타 주문이 필요한 순간

생각보다 괜찮을 거야.

자기 계발에 진심이라는 말에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몸과 마음이 지친 것인지 동기부여의 허상을 깨달은 것인지 원인도 잘 모른다. 얼마 전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특유의 생각 꼬리물기로 때 아닌 방황을 하며 마음이 널을 뛰기 시작했고 요즘 멘탈 관리를 하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어 책을 읽고 자기 계발을 한다. 다들 그렇게 해야 성공한다 말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스스로를 한계로 몰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고 있는 방향이 맞긴 한 건지, 한번 시작된 의심은 끝도 없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밥 먹듯 동기부여를 한다. 동기부여는 칭찬보다는 부족함에 대한 반성과 개선을 위한 다짐이 주를 이룬다. 이것이 동기부여의 악순환이다.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만들고 더 나은 삶을 꿈꿔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출처_온재캘리그라피


의지가 약하고 귀가 얇다. 험한 세상에서 아이들을 지키며 살아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독서였고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다. 폭우처럼 쏟아져 나오는 자기 계발서들은 호랑이로부터 지켜줄 동아줄 같은 존재였다. 그 속에서 의지를 불태워 줄 인생명언을 골라 예쁘게 써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놓고 매일 새기듯 본다.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휘두르는 채찍 같은 행동이다. 그렇게 살아야만 잘 사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얼마 전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숨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 맞나? 이렇게 한 사람들 모두 성공한 거 확실해? 나만 이렇게 힘든 건가?’ 늘 그렇듯 버릇처럼 끝도 없는 의심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포기하기 위한 변명인지 합리적 의심인지 그 경계도 모호하다. 혼란의 연속은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멈춰 서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잠시 호흡을 고르고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기로 하자. 가장 나다운 방향을 고민하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서서히 알아차리게 되었다. 모두가 움직이는 방향이 나에게는 옳은 방향이 아닐 수도 있고, 그들의 속도가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자각했다.


사진출처_온재캘리그라피


참고는 하되 맹신하지 않기.

부지런히 살되 나를 몰아붙이지 않기.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자책하지 않기.


너무 동동거리지도 말고

너무 빈둥거리지도 말자.

후회는 적게 만족은 크게 생각하기로 하자.

욕심은 잠시 내려놓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자.

딱 그만큼의 크기로 행복한 삶을 살기로 하자.


사진출처_온재캘리그라피



타인의 성공과 비교하며 작아지지 말고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마음, 타인의 슬픔을 보며 안도하는 마음 경계하기. 그저 현재에 충실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서로 사랑하고 응원해 주는 가족이 곁에 있음에 더는 욕심 내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리고 동기부여 영상들로부터 나를 지켜내자. 우리 모두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잘 해내고 있음을 기억하자. 잠시 벤치에 앉아 쉬어 간다고 인생 무너지지 않으니까.


사진 출처_온재캘리그라피


하늘이 시리게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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