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태껏 너무나도 나약하고 터무니없는 어린애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왔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병이 찾아왔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저에게 있어서 당연히 누군가에게 보상받아야 하고 특권을 누려도 되는 것 마냥... 어쩌면 그 런 제 내면 속에는 그 러한 마음가짐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저희 엄마도 마냥 큰 산과도 같은 든든한 모습의 엄마도 아니시고 제 동생 또 한 마냥 해맑고 천진난만했었던 동생 또 한 아닙니다.
모든 것들이 시간과 세월이 흘러 흘러 변해가고 바뀌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저만 생각과 행동들이 딱 12살 그때의 모습에서 아직까지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서 너무 두렵고 불안합니다.
늘 상 아파 왔었던지라 항상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이고 울먹이는 소리만이 새어 나올 수밖에 없었었고 뭐를 하든 간에 누군가에 손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됐었기에 엄마의 보호아래 살다시피 하였던 제 가홀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왔었던지라 모든 일에 있어서 결정과 판단 또 한 제가 내릴 수 있는 입장이 못된왔었기에 선택과 결정에도 한참이나 걸립니다.
동년배들에 비하여 한참이나 덜 떨어진 제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한심하기가 짝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저에게는 나이 들어간다는 우울한 생각보다는 앞으로 더 성장하고 자라날 수 있고 어른스러워질 수 있을 거야.. 아직까지는 다양한 경험들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있어서 서툴러서 그런 거뿐이니까 앞으로 90살만 더 먹는다면 46살 노릇은 하겠거니 하고 생각하며 살아가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