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용수 : 지방의 초라한 병원의 각종 사건을 다룬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드라마가 2016년에 방송된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를 다 시청하지는 않았지만 몇 번 시청하게 되었는데 몇 구절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성공을 내려놓으니 자유가 생기
더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이 자기 자신을 내려놓은 일이다.”라고 말합니다. 참 힘든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작가가 누구인가(강은경 작가)도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세상은 욕계欲界 라고 합니다. 욕심이 지배하는 세상이고 욕망이 없으면 무기력해져 생존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욕심이 삶의 동력입니다. 그러나 욕심이 과하면 파멸을 불러옵니다. 그래서 그 욕망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스님 : 그렇습니다. 누가 성공을 내려놓으려고 하겠습니까? 성공한 사람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성공했겠습니까? 피나는 노력과 온 정성을 다하여 삶을 살았겠지요. 성공한 사람은 천배 이상의 노력과 무언가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그걸 먼저 인정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나 쉽게 성공한 사람도 없겠지만 보통 재산을 상속받아 부를
누리면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습니다. 또한 자수성가하신 분들은 가난의 고통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가난한 시절을 자꾸 회상하면서 삶을 다잡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하지만, 2세 3세로 접어들면서 부를 대물림받은 사람들은 조금 다릅니다.
가난이 어떤 삶인지 자체를 모릅니다. 어려서부터 부유하게 살았던 삶이 그들에게는 그냥 살아가는 삶입니다. 그렇게 살다가 사회에 나와 보니 자신이 상위 몇 프로에 있다는 것을 알고 나면,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아주라는 자존감과 과시욕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영적 지도자로 꼽히는 ‘에크하르트 톨레’는 “가장 위대한 예술은 나를 내려놓은 일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유스러워지려면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