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용수:스님 오근五根“(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의 경험에서 쌓이는 지혜를 성소작지成所作智다.”라는 법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가지 경험이 없으면 한가지 지혜가 늘지 않는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오늘날 잘못된 습관이나 경험이 훈습으로 남아 그것이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스님, 부처님의 네 가지 지혜 중 성소작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스님: 부처님의 지혜가 네 가지입니다. 첫째가 대원경지大圓鏡智, 둘째가 평등성지平等性智, 셋째가 묘관찰지妙觀察智, 네 번째가 성소작지成所作智입니다. 다 말씀드리자면 복잡하니 간략하게 대원경지란, 너와 나 구분 없이 만 가지 덕의 근본으로 중생을 대하는 지혜로서 우주공간 그대로가 틀이 없는 맑은 거울과 같다는 뜻(진리적 지혜)이고, 평등성지는 미혹함과 사악함이 낄 수 없고, 유무의 차별도 집착도 없고, 생과 멸, 단상 등이 둘이 아닌 하나로 어우러진 세계로 팔불중도의 평등성을 강조(대아적 지혜)하고 있습니다. 묘관찰지는 금강경에서 강조하는 아상, 인상, 중생상 등에서 벗어나 미혹함과 의혹에서 자유로운 진공묘유眞空妙有인 것입니다.(바른 판단의 지혜)
성소작지는 수행자의 목적은 성불에 있고, 성불의 완성은 중생구제의 실천에 있습니다. 중생들을 대함에 있어 중생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바탕을 마련해 주는 것이 ‘작’作 이고, 중생이 소원하는 일, 변화를 성취한다는 뜻으로 보시를 실천하는 것이 ‘성’成입니다.(이성적 지혜) 불교에서 말하는 “지혜는 깨달음을 성취한 후에 일어나는 지견知見”입니다.
지혜로써 행하는 것을 자비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견해는 지혜라 할 수 없고 자비행이라 할 수 없습니다. 종교의 존재 이유는 행복과 자유에 있습니다. 이타행을 생활화하는 보살 정신의 실현이 ‘성소작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