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번째 영화
감독: 이치엔, 출연: 계륜미(멍커로우), 진백림(장시하오), 양우림(린위에전)
줄거리: 단짝 친구 ‘위에전’에게 사랑을 느끼는 ‘커로우’ 같은 학교 남학생 ‘시하오’를 짝사랑하는 ‘위에전’ 그리고 ‘커로우’의 비밀을 알지만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시하오’ “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내 마음이 선명해질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어쩔 줄 몰랐던 열일곱 가슴 아린 짝사랑과 설레는 첫사랑 사이에서 한 여름의 성장통을 지나는 세 청춘의 이야기
작년 여름, 푸르른 초록의 틈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는 듯한 두 인물이 박힌 포스터를 보았다. 이건 꼭 봐야겠다 싶었다. 포스터만으로 내 마음에 쏙 들어온 영화. 개봉 당시 보고 싶었지만 근처에 개봉관이 없어 오늘에서야 넷플릭스로 보게 되었다. 영화는 내가 예상했던 내용과는 조금 달랐지만, 참 마음에 든 영화다. '여름이었다.'라는 구절에 딱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멍커로우와 린위에전은 둘도 없는 절친이다. 둘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레 남편에 대한 이야기까지 꺼내게 되고, 린위에전이 75반의 장시하오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멍커로우는 린위에전을 돕기 위해 장시하오의 가면을 쓰고 놀아주기도 하고, 장시하오가 밤늦게 몰래 사용하는 학교 수영장에 찾아가 그의 마음을 묻기도 한다. 그런데, 사랑의 작대기는 엇갈린다. 장시하오는 그런 당찬 멍커로우에게 마음이 가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하루는, 린위에전이 자신이 쓴 편지를 장시하오에게 전해달라고 멍커로우에게 부탁한다. 싫다고 하지만, 린위에전이 부탁하는 일이면 뭐든 해줄 준비가 되어있던 멍커로우는 전달해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린위에전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게 부끄러웠는지 쓴 사람의 이름을 멍커로우로 써 전달해버린 것이다. 전교에 멍커로우가 장시하오에게 고백했다는 소문이 나고, 대대적으로 욕을 먹는다. 멍커로우는 화가 나 린웨이전에게 따지지만 린웨이전은 그런 멍커로우를 외면한다. 하지만 며칠 가지 않아 다시 절친의 사이로 돌아간다.
린웨이전의 존재를 믿지 않던 장시하오의 앞에 린웨이전을 데려온 멍커로우. 멍커로우는 지난 며칠 간 장시하오와 아주 잘 지냈다. 낯뜨거운 질문도 했다. 그런데 이제 와 자신의 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니...혼란스러운 장시하오는 멍커로우에게 따져 묻는다. 멍커로우는 다짜고짜 장시하오에게 비밀을 말해달라고 한다. 별다른 비밀이 없던 장시하오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곧이어 멍커로우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자신은 린웨이전을 좋아한다고, 그 말인 즉슨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이었다. 장시하오는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린웨이전에게 해보라고 한다. 멍커로우는 망설인다. 친구마저 하지 못할까봐.
그러나, 이내 용기를 내어 린웨이전에게 입맞춤하는 멍커로우. 당황한 린웨이전은 도망가고, 다시는 멍커로우와 놀지 않는다. 마음이 허한 멍커로우는 엄마에게 아빠가 없을 때 어떻게 견뎠냐고 묻는다. 장시하오에게 차인 린웨이전은 기무라 타쿠야의 이름을 펜촉이 닳을 때까지 쓰기 시작한다.
여름이 끝나간다. 멍커로우와 장시하오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며 자책한다. 장시하오는 이내 자세를 고쳐잡고 남은 게 있을 것이고, 이것이 우릴 성장시킬 것이라며 말한다. 둘은 웃으며 여름의 끝자락을 내달린다. 아니, 아무도 알지 못하는 시간 사이를 내달린다.
생각보다 엔딩에 대한 여운이 강하다. 1시간 반 동안 쌓아올린 여운이 엔딩에 폭발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나이 때에는 다 그렇다. 우정보다 깊은 마음, 그렇다고 사랑이라 말하기엔 애매한.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사랑하는 건 모르겠는. 우리는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어떤 미래가 펼쳐질 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생각한다. 가끔은 나보다 널 더 많이 안다. 멍커로우와 장시하오, 그리고 린웨이전은 1년 후, 3년 후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아무도 알 수 없는 그들의 미래를 우리는 천천히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