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번째 영화
연출: 피터위어, 출연: 짐캐리(트루먼 버뱅크)
줄거리: 작은 섬에서 평범한 삶을 사는 30세 보험회사원 트루먼 버뱅크 아내와 홀어머니를 모시고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하늘에서 조명이 떨어진다! 의아해하던 트루먼은 길을 걷다 죽은 아버지를 만나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라디오에 생중계되는 기이한 일들을 연이어 겪게 된다. 지난 30년간 일상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어딘가 수상하다고 느낀 트루먼은 모든 것이 ‘쇼’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첫사랑 ‘실비아’를 찾아 피지 섬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가족, 친구, 회사…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가짜인 ‘트루먼 쇼’ 과연 트루먼은 진짜 인생을 찾을 수 있을까?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영화다. 영화에 관심이 없던 때라 아, 이런 영화도 있구나 하고 넘겼었다. 학기말, 선생님이 영화를 보여주셨고 나는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했다. 20세기 후반에 미래를 내다보는 영화가나올 수도 있구나 하고. 내가 중학생 즈음에는 sns가 그렇게 발달하지는 않았는데 현재를 따져보면 우리는 트루먼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사이트에 가입하기 위해 우리의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우리의 사진을 올리면 남들이 보고...트루먼쇼의 현실과 우리의 현재는 별반 다르지 않다.
다시 보려 생각한 영환데 마침 설 특선 영화로 해준다고 해 보게 되었다. 다시 봐도 충격적이면서 감동적이다.
순진한 웃음을 하고 있는 이 남자의 이름은 트루먼이다. 트루먼은 방송을 위해 방송국에 최초로 입양된 아이다. 꾸며진 친구, 꾸며진 아내, 꾸며진 부모님...하지만 한 여자로 인해 그의 인생은 달라지게 된다. 그의 첫사랑인 실비아가 '사람들이 너를 지켜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가짜다.'라는 말을 하고 사라졌기 때문. 그때부터, 트루먼은 자신이 사는 곳이 어딘지,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 무엇인지 파악하려 애쓴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를 둘러싼 것들은 더욱 견고해진다. 눈치채지 못하게 사람을 등장시키고, 세트장을 벗어나려는 트루먼을 막아서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트루먼은 더욱 더 궁금해한다.
오랜 시간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것들에 의문을 가진 트루먼은 깜짝 상황을 만든다. 바로, 아내(역 배우)를 위협하는 것! 겁에 질린 트루먼의 아내는 허공에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아차, 싶은 아내는 바로 입을 막고 그것을 수상히 생각한 트루먼은 아내에게 따져 묻는다. 그때, 구조 요청을 들은 스튜디오의 스탭들이 다른 배우를 등장시켜준다. 친구 역 배우의 등장으로 상황이 일단락되긴 하지만, 트루먼은 계속해서 돌발 상황을 만들어낸다.
트루먼은 실비아가 떠난다는 피지로 가고 싶다. 하지만, 버스는 고장나고 배는 물에 잠겼다. 트루먼이 떠나면 쇼도 끝나기 때문에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트루먼의 탈출을 막고 있다. 그럴수록 트루먼은 주변의 이상함에 대해 깨닫는다. 자신이 도망치려는 도로에 여지없이 차들이 줄지어 있고, 같은 시간에 같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그런.
그리고 어느 날 아침, 화면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스탭은 분명 트루먼이 자고 있는 것 같다했지만 배우를 시켜 현장에 가보니 트루먼은 도망가고 없다. 거리 곳곳, 다녔던 대학교를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없다. 감독은 바다 쪽으로 카메라를 돌리라 명령하고 트루먼이 요트를 타고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탈출하는 트루먼을 보며 감동하는 시청자들, 시청자들과 달리 트루먼이 영영 떠날까 노심초사하는 스탭. 특히, 이 쇼를 연출한 감독은 누구보다 심하게 걱정한다. 마침내, 스튜디오의 끝에 다다른 트루먼. 그런 트루먼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감독이지만, 이미 마음을 고쳐먹은 트루먼을 설득하기엔 너무 늦었다. 트루먼은 밝은 미소와 함께 인사를 남기고 스튜디오를 빠져나간다. 트루먼쇼를 보던 시청자들은 감동을 먹고 볼 것이 없다며 화를 내지만 이내 빵을 먹고 다른 볼 거리를 찾는다.
2014년에도, 2022년에도 충격적인 영화다. 각종 sns가 쏟아지고 개인정보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더욱 크게 와닿는다. 실제로 누군가가 감시당하고 한 프로그램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흘리고 다니는 것이 많기에 감시에 가까운 무언가를 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고.
소름돋는 장면들도 여럿 있었다. ebs에선 잘린 것 같은데 아내가 위협을 당하면서 코코아 간접광고를 하는 장면이라던가 트루먼쇼가 끝나고 다른 채널을 찾아보는 시청자들이라던지. 아니 ㅋㅋㅋㅋㅋㅋppl 너무 심하잖아!! 그 장면에서 무슨 코코아 홍보입니까!! 후자는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해서 무서웠다. 나도 프로그램에 흥미 떨어지면 보던 것을 접고 다른 프로그램을 찾아보는데 내가 트루먼쇼 시청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장면들 때문에 영화가 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앞으로도 남을 예정이다.
미디어에 관한 작품을 보다보니 든 생각인데 이 세상의 것들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편리한 것일수록 받을 위험 또한 커진다는 것도 말이다. 그래서 트루먼을 응원한다.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의 인생을 찾으려 떠났으니. 트루먼씨, 당신을 이제 볼 수 없겠지만 나도 인사해봅니다. good afternoon, good evening,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