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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ug 17. 2022

나의 추억을 전해줄래요,<라스트 레터>

2022년 55번째 영화

제목: 라스트 레터(last letter)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마츠 다카코(유리), 히로세 스즈(토노 아유미,토노 미사키), 안노 히데아키(키시베노 소지로), 카미키 류노스케(어린 오토사카 코시료), 후쿠야마 마사하루(오토사카 코시료), 모리 나나(키시베노 소요카, 어린 토노 유리)

줄거리닿을 수 없는 편지로 그 시절, 전하지 못한 첫사랑의 기억과 마주한 이들의 결코- 잊지 못할 한 통의 러브레터


<러브레터>의 후속이라고 들어서 봐야겠다 생각했다. 시리즈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이어지니 보고 싶었다. 솔직히 <러브레터>는 지루해서 이 영화는 어떨까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검은 옷을 입고 묵념을 하는 이곳은 장례식장이다. 유리의 언니 미사키가 세상을 떠난지 한달 쯤 정도되었다. 그 즈음, 유리의 집으로 고등학교 동창회 초대장이 도착했다. 아유미에게 초대장을 받은 유리는 자신이 직접 연락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동창회에 가게 된 유리. 유리는 마사키의 부고를 전하러 갔지만 예상치 못한 밝은 분위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온다. 어쩌다보니 언니 행세를 하고 동창회를 빠져나온 유리의 뒤를 누군가가 따라온다. 첫사랑 오빠, 코시료이다. 유리는 지금이라도 언니 이야기를 해볼까 싶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한다. 코시료의 직업은 소설가. 코시료는 자신의 소설인 '미사키'를 기억하냐고 묻는다. 자신의 언니를 소재로 쓴 소설을 알 리 없는 유리는 얼버무리고는 버스를 탄다. 잠깐이지만 연락처를 주고받은 둘은 연락을 주고 받는다. "25년 동안, 나는 널 사랑했어." 남편의 오해를 산 유리는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모두 설명한다.

한편, 시어머니가 근처에 들렀다 유리의 집에 들른다. 남편 소지로는 선심쓰는 척 집에 머물렀다 가라고 한다. 흔쾌히 집에 머물겠다는 어머니는 갑자기 집에서 사라진다. 남편이 데리고 온 개와 아이들을 데리고 어머니를 찾아나서는 유리. 개가 향하는 곳으로 가보니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만 있는 것은 아니고 할아버지와 같이 있었다. 아이들은 늘그막에도 연애를 하는 거냐며 웃지만 마음이 한결 놓이는 유리다. 유리는 시어머니를 미행한다. 아이들을 유배(?)보내고 혼자 미행하는 유미는 깜짝 놀란다. 어머니가 들것에 실려나오는 것이다. 무거운 걸 드시다 허리가 부러졌다는데, 당분간은 두분이 만나지 못하실 것 같다. 어머니는 이것 좀 할아버지에게 전해달라며 편지 하나를 건넨다. 유리는 편지가 반갑다. 사실, 유리와 코시료도 편지를 주고 받고 있다. 소소한 일상, 안부...그때 그 시절에 감성에 젖어서 말이다. 이러다가도 불현듯 스치는 걱정! 나는 미사키가 아닌데..!

유리가 쓴 편지는 아이들이 지내고 있는 집, 그러니까 미사키의 집으로 보내진다. 편지는 아유미와 소요카를 미사키의 학창시절로 데려다놓는다. 

고등학생 시절이 얼마 남지 않은 3학년 여름, 코시료가 전학을 온다. 가까이 앉은 남학생의 도움으로 생물부에 들어가게 된 코시료. 그곳에서 미사키의 동생인 유리와 처음 만나게 된다. 코시료는 유리에게 유리의 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학생 회장이라 대표로 나서서 말을 할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이 궁금하던 터인데 잘 됐다 싶다. 그러나 지금의 미사키의 얼굴은 알 수 없다. 보여준 사진은 거의 어릴 때의 사진이었기에. 소득없이 떠나려던 찰나에 집 앞에서 미사키를 만난다. 마스크 안 미사키의 얼굴이 궁금하다. 유리는 "인사할 땐 예의를 지켜야지"하며 미사키의 마스크를 휙 내린다. 미사키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코시료. 유리는 그런 코시료의 마음을 알고 전해줄테니 편지를 쓰라고 한다. 온 마음을 다해. 

코시료는 우연히 미사키를 만난다. 편지는 잘 받았냐고 묻는데,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이다.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유리에게 따져 물으니 이제서야 고백한다. 편지는 어제 다 전해줬다고. 언니가 솔직하게 말하랬다고. 유리는 편지 한 장을 건넨다. 그 편지는 다름 아닌 미사키의 답장이 아니라 유리가 자신의 마음을 전한 편지였다. 유리는 코시료를 좋아하고 있었다. 코시료는 미안하다고 한다.


똑똑. 시어머니의 남자친구 집 문을 누가 두드린다. 나가보니 코시료! 코시료는 그곳에서 한번 더 소설 이야기를 꺼낸다. 모르는 것을 보고 여자는 미사키가 아니라 유리임을 알게된다. 알게되었다기 보다는 동창회가 끝나고 소설 이야기를 꺼냈을 때부터 안 사실을 이제야 묻는 코시료. 유리는 고백하던 그날처럼 코시료에게 사과를 한다. 유리를 통해 미사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코시료는 그가 왜 죽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으려고 애쓴다. 그 과정에서 아유미와 소요카도 만나고, 이런 저런 추억을 되짚는다.


위에서 말했듯 나는 <러브레터>가 지루했어서 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거의 접어두고 봤다. 하지만 너무 좋았다. 깊은 첫사랑도, 가장 좋았던 시절을 향한 향수도 담백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여름이나 초가을 쯤 생각날 법한 영화다. 배우들이 1인 2역 맡은 것도 신비한 느낌을 자아내 선택 잘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시 삼각관계는 재밌다. 연관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엉키는 것도 재밌는데 아는 사람끼리 그것도 가족끼리 엮이는 것은 더 재밌다. 아무쪼록 잘 본 영화다. 잔잔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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