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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종 Aug 31. 2024

살고 싶은 나 vs  살고 있는 나



내가 하고 싶는 일과 실제 하고 있는 일이 많이 다르다면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내가 사람을 좋아하고 산에 가고 여행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꼭 산에 가야하는 것도 아니고,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노는 지도 잘 모른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방에 있는 시간이 많고, 책보고 글쓰고 명상하는 시간이 많다. 특히 책이 많이 있는 곳에 가면 꼼꼼히 들여다 본다.


좋아하는 것과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이 많이 다른거다. 막연히 생각하는 나와 실제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행위하는 나 사이에 간격이 크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결정적인 순간에 어떤 것을 선택하고 몸을 움직여 실제로 사는 나는 막연히 생각하는 나와 왜 차이가 나는가? 실제 몸을 움직여 실제로 할 것을 선택하게 하는 그 나는 누구인가?


결국 나는 크게보면 두 차원의 내가 있다. 나로 아는 나, 진짜 나.


그 또 다른 나, 그 나가 더 나의 본성에 부합하고 실질적인 나라는 사실을 오늘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 나가 더 나의 본질에 가깝고 그 삶이 더 순조롭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겠다.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내 운명의 삶에 항복하고 있다. 앞에 이야기한 막연한 생각은 그저 생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내 운명적인 삶을 온전히 껴안을 때 어떤 삶이 펼쳐질지 한 번 그대로 껴안아보고 싶어졌다.


아니, 껴안는 삶으로 빠져들고 있다. 아니,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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