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컨디션을 끌어올려!

1인 가구 가장으로서 해야 할 일

by 하리


18. 컨디션 끌어올려!
_ 1인 가구 가장으로서 해야 할 일


#나의무해한글쓰기

며칠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아침에는 머리가 지끈거렸고 피로감에 몸이 너무 무거웠고 자꾸 졸음이 밀려왔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다 퇴근 후엔 보지도 않던 TV를 틀어놓고 소파에 늘어져 있었다. 그런데도 씻고 누우면 금방 잠이 들지 않았다. 분명 엄청나게 피곤했는데 뒤척이다 보면 12시를 넘기곤 했다. 차라리 책을 더 읽고 필사를 더 할 것이지 누웠다고 잠드는 건 아니구나. 무의미하게 밤이 지나갔다.

책도 필사도 그리 즐겁지 않은 시간, 네이버 스토어에 들어가니 설날 세일 중이다. 곧 설날이 다가온다.

내가 내 삶을 시시하거나 하찮거나 별 볼 일 없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내 삶을 함부로 격하시키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는 사회적 시선으로 볼 때 바깥에 존재한다. 이미 사회가 정한 틀(이를테면 노처녀)에서 벗어난 내 삶을 내가 먼저 막대할 수는 없다. 실제로 나는 내 삶에 그리 불만이 없고 혼자보다 나은 둘의 삶,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삶에 대한 부러움도 딱히 없다. 되려 명절을 온전히 혼자서 쉴 수 있다는 것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으리라.

그럼에도 명절이 다가오니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이다. 부모님에게 나는 아직도 시집 안 간 늙은 딸이라서 기대에 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단히 잘난 골드미스는 아니라서 큰 소리를 칠 수도 없으니 이런 불편한 상황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 가족들은 집에서 나오지도 않으면서(못 믿는 사람도 있을 텐데 저 집순이입니다?) 뭐가 그리 바쁜지 혼자서 잘만 놀는 나를 신기하게 본다. 내가 신나서 책이나 문구나 다꾸를 보여주려고 하면 심드렁하게 바라보곤 한다. 그러니 내 삶이 여전히 철부지 같고 하찮게 보일만도 하다. 명절은 나에게 긴 연휴일뿐 큰 의미는 없다. 누군가가 바라는 대로 내 삶을 바꾸고 싶지도 않다. 그게 가족이라 할지라도.

나는 나의 작은 집에서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청소하고 싶을 때 하고, 씻고 싶을 때 씻고, 자고 싶을 때 눕는다(잠은 내 영역밖이라). 적게 일하고 많이 벌면 좋겠지만 적게 일하고 적당히 번다. 이런 게 정신승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럼 뭐 어떠겠나. 내가 선택한 삶이니까 내가 나를 일으켜 세워야지.

그래서 나를 위해 선물을 샀다. 이벤트에 당첨되길 기대했는데 꽝이었으니 그냥 내가 산다.

설날선물이 오고 있다.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하리에세이
그냥 씁니다. 매일 단조로운 일상이 지루하고 답답한 날들에서 벗어나 일상의 반짝임을 찾고 싶습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였던 하루를 나의 무해한 글쓰기로 오롯이 나를 돌보는 특별한 하루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저와 함께 사뿐사뿐 걸어보아요 우리.

#안녕나의하루 #일상하리 #글쓰기하리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