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직장인의 미니멀라이프
영원할 것 같던 여름도, 자취를 감추어 가는 요즘.
행거에 걸어두고, 옷장에 고이 접어두었던
여름옷들도 이젠 여행가방에 들어갈 시간이 되었다.
미니멀라이프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옷장정리를
단, 1시간으로 줄여준다.
1시간만에 정리한
여름 옷과 작은 옷장인 캐리어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다들, 여름 옷 정리하셨나요?
옷장 아랫장에 숨겨둔 지나간 계절
드레스룸이 없는 20대 직장인의 자체 드레스룸은 옷장 하나와 행거하나로 끝이다. 옷장은 칸이 두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에 따라 옷장 속 계절도 두개로 나눈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계절이 상단에, 지나간 계절이 아래에 놓이게 된다. 여름옷은 중형 캐리어를 50% 조금 넘게 채워진 상태로 닫혔다.
단촐한 옷장과 옷장의 아랫칸에 외로이 놓여지는 캐리어와 빈틈의 공간들이 보기좋다. 짐을 줄이고 빈 공간을 둔다는 것은 현재 내가 존재하는 공간에 대한 만족감을 높인다. 때때로 ’만족감‘이라는 감정은 ‘행복’이라는 감정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 그래서 나는 미래에만 있는 행복만 쫓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존재하는 만족감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캐리어 속 하나. 바지와 치마
바지는 린넨 단색 바지 2벌과 반바지 1벌이 끝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짧은 바지는 입지않게 되어 신입생때 입던 짧은 반바지들은 해가 지날수록 이별했다.
캐리어 속 바지가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청바지를 사계절 내내 입기 때문이다. 청바지는 참 계절을 타지 않는 옷이다. 여름과 겨울의 구분없이도 잘 입기에 사계절내내 행거에 걸어둔다.
덥고 습한 여름은, 긴치마와 원피스를 입기에 제격인 날씨다. 그래서인지 겨울과 비해서 치마와 바지의 비율이 비등비등하다.
캐리어 속 둘, 회사용 상의
넓지 않은 공간에 사는 직장인이 습한 여름을 견딜 만한 상의 옷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고민하다 찾은 옷은 린넨셔츠이다. 린넨이란 마 식물원료로 만들어진 원단이다. 린넨, 모시, 삼베 등 20가지 이상의 소재를 통틀어 ‘마’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조상들은 예부터 모시, 삼베와 같이 조금 거칠하지만 통기성이 좋고 끈적이지 않는 재질의 원단을 여름 옷에 많이 사용했다. 조상의 지혜를 활용하는 것이 때로, 아니 자주 현대에 도움이 된다. 여름빨래 냄새도 줄어들고, 건조도 빨리되는 린넨셔츠. 색깔도 은은하고 고와서 기분이 좋다.
캐리어 속 셋, 편한 옷들
편하게 편의점에 들려서 시원한 맥주를 살 때,
열대야에 근처 공원에 산책을 갈 때,
여름잠옷이 다 세탁기에 들어갔을 때,
어김없이 찾게 되는 것은 편한 여름 옷들이다.
‘편한 여름 옷들’이란 무엇인고하면,
목과 허리춤이 늘어나서, 멀리 나갈때 입기는 힘든 조금은 헤진 옷들이다. 그러나 조금 다른 점이 있다. 헤진 옷들중에서도 내 마음에 들어서 입을 때마다 기분 좋은 옷들만 남겨두었다는 것이다. 헤진 옷들을 언젠가 입을 것이라고 모두 쌓아만 두던 시절, 한 계절이 다 가도록 아래층에 있는 옷들은 한번도 입지 못했다는 것을 여름이 다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평생 입을 거라고 생각하며 어딜 가든 짐처럼 옷을 가지고 다닌다는 사실은 우리의 몸을 무겁게 한다. 그래서 나는 편한 옷들도 최애들로만 구성했다.
집에서 입는 옷들도,
집 밖에서 입는 옷들도,
정말 입는 옷들로 구성하니
캐리어 한쪽이면 충분하다. 여름 옷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