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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 포 Jan 21. 2022

버리는 것이 사는 것보다 어려운 시대

MZ직장인의 미니멀 라이프

줄이고 버리는 건 힘들어요. 쓰레기봉투를 사야 하고 버리는 날도 정해져 있어요. 대형 쓰레기나 가전제품은 그 나름대로의 절차와 돈이 필요하죠. 지금은 사는 것보다 버리는 게 더 수고스러운 시대예요. 그래서 필연적으로 방에 물건이 늘어나는 건지도 몰라요.
궁극의 미니멀 라이프/ 아즈마 가나코

일요일엔 버리기 쇼핑

일요일 밤이 되면 일주일 동안 소비한 것들로 집안이 가득 찬 느낌에 두려움이 엄습한다. 방이 물건으로 가득 차진 않았지만, 매일의 카드 사용 내역이 나를 압박한다. 소비한 만큼 버리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일요일 저녁에는 샤워를 하고 난 후, 버릴 것을 찾는다. 이번 주 일요일에 찾은 물건은 겨울 상의 옷 2벌이다. 하얀색 니트 한벌과 스트라이프 셔츠 한벌이다.


하얀색 니트는 디자인이 꽤 괜찮으나, 속옷이 비쳐서 꼭 민소매를 받쳐 입어야 한다. 여러 옷을 껴입는 것이 불편한 나에겐 결국 손이 가지 않는 옷이다. 스트라이프 셔츠는 늦여름과 초가을에 입을만한 두께의 옷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출퇴근 시 화장을 하는 일이 줄어들고 생얼로 다니는 날이 많아졌다. 나의 얼굴색과 맞지 않는 어정쩡한 색깔이라 이 옷도 결국 손이 가지 않았다. 옷을 버리는 일은 '멀쩡한 옷을 버리다니!'라는 생각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물건은 '오늘'의 눈으로 봐주세요

그러나 우리는 두 가지 변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의 변화'와 '환경의 변화'이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르다. 옷을 껴입는 것을 즐겼지만 지금은 아니다. 사람은 한 해 한 해 갈수록 색깔이 변하듯 바뀐다. 코로나19로 환경이 변화했다. 화장품 업계의 마케팅 전략이 변화할 만큼 패션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똑같은 물건을 예전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그것은 어떤 의미로는 '꼰대'이다. 스스로의 변화와 세상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관점에선 '게으르다'. 현재 이 물건을 현재의 눈으로 바라봐줘야 한다.


큰 짐은 마음의 짐

대학생 때 쓰던 1800cm의 넓은 책상을 버리고 싶었다. 이용 대비 차지하는 공간의 비중이 너무 많았다. 이제 대학생 때만큼 책상 위 올려둬야 하는 물건도 적고, 새로운 책상을 이용해 인테리어도 하고 싶었다. 대형폐기물을 스스로 버려본 경험이 없어서 방법을 찾는 것은 꽤 막막했다. 이대로 저 짐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마음에 '버리기'는 하나의 일이 되어 스트레스를 주었다.


인터넷에서 '폐기물 버리기'라고 검색하면 폐기물 처리 사업을 하는 업체들의 광고들이 우르르 뜬다. 분명 지방정부에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무를 할 것이라는 확신에 처리방법을 계속 찾았고, 결국 버리기에 성공했다. 혹시나 헤맬 이들을 위해 일반적인 절차를 안내한다.


* 생활폐기물 버리기

 1. '00구 폐기물'로 웹페이지 검색

 2. 구청 관련 업무 페이지 들어가기

 3. 폐기물 종류별•동 별 업체 전화번호 확인

* 보통 구청은 구민들의 폐기물 처리 실무를 진행할 외주업체 연락처를 구청 페이지에서 안내한다. 해당 업체에 전화해서 버릴 물건의 종류, 시간, 장소를 말한다.

4. 문 앞 폐기물 버리기(종이에 '폐기물 수거예정'이라고 작성해서 폐기물에 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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