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모제인 Feb 18. 2024

꿈이 현실이 되면 생기는 일

에필로그

직장을 다닐 땐 꿈에 대해
좀 더 가볍게 생각할 수 있었다.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이룰 순 없어도
이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으로 꿈을 대할 수 있었다.

 -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



회사원일 때 나의 꿈은 "내" 사업을 하는 거였다.


첫째,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사업을 해야 진짜 몰입을 할 수 있고 내 노동이 금전적인 교환가치 이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둘째, 시장에 오래 남고 싶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시니어가 될수록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여러 선배들을 보고 들으면서 느낀 것의 반작용이랄까.


셋째, 참신한 아이디어가 넘쳤기 때문이다.

늘 머릿속은 비즈니스 생각이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현실적인 제약, 이 둘이 합쳐지면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로망은 점점 커지게 마련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꿈의 영역.



- 엄마는 우리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뭐야?

막내아이가 갑자기 묻는다.

- 요가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요가가 업이 된 후 나의 24시간은 오직 요가다.


하루에 2시간 개인수련을 하고,

일주일에 6시간 교육을 받고,

한 달에 15시간 수업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요가 비즈니스를 한다.


"내 사업"이 ""의 영역에 있었을 때 그것은 '실현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이었다. 동시에 '실현 가능성이 적거나 거의 없는 헛된 기대'이기도 했다.


"내 사업"이 "현실"의 영역이 되었을 때 그것은 '목표'가 되었다. 


꿈 대신 목표라는 말을 쓸 때
좋은 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애매함이 없어진다.
‘기회가 된다면’, ‘시간이 될 때’와 같은
기약 없는 언젠가를 바라보는 대신
‘일주일 안에’, ‘한 달 안에’, ‘1년 안에’
라는 구체적인 기간이 설정된다.

 -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



3개월 전에 나는 "투어요가"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사업구상, 홍보, 마케팅, 장소섭외, 비품 준비부터 수업, 후기 관리까지 비즈니스의 모든 사이클을 혼자 했다. 아이디어를 주체적으로 실행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들려고 했더니 역설적으로 조직이 필요해졌다. 회사에 있을 때는 조직의 비효율성이 너무 싫었는데 떠나보니 필요성을 느낀다. 조직을 잘 이용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중요한 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예전에는 내가 조직에게 이용당했다면,  이제는 내가 조직을 이용한다. 홍보와 마케팅을 요가원에 아웃소싱하기로 한다. 조금씩 투어요가 비즈니스 목표를 업그레이드한다.


이 모든 것은 현재진행형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넘쳤던 예전의 태도는 일부 겸손함으로 채워졌다. 예상치 못했던 몇몇 성과는 나만의 서사(narrative)가 되었다. 그저 꿈이었던 것들이 1달 뒤, 1년 목표가 되고 그걸 위해 오늘을 살아낸다는 것.  끝이 다시 회사원이 되는 것이라 해도 나는 예전의 그 회사원이 아닐 것이다.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