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19
필자는 제법 나다운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어릴 적부터 좋고 싫음이 명확했고, 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으며, 움직임에 있어서 두려움도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난 뒤 이제는 “나다움”이 뭔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얼마 전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를 보고 주인공 라일리가 성장통을 겪으며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을 제삼자로써 지켜보다 보니 문득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나 다운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요소를 천천히 생각해 본다. 학벌, 경제력, 취미, 내가 좋아하는 옷, 머리스타일 등등 정말 다양하고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것들을 보기 좋게 포장해서 나다움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려고 하니 고민이 많아진다. 어떤 부분에 밑줄을 쳐둬야 나다움이 드러날지, 또는 숨기고 싶은 부분은 박스 깊은 곳에 깊숙이 숨겨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지 마치 면접을 보러 가기 전 나를 표현하기 위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기분에 사로잡힌다.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며 “살만한가 보다 그런 시답지 않은 고민도 하고”라고 말하는 친구가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친구의 의견과는 반대로 여유롭지 않고, 살만하지 않아서 나다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어릴 적 나다움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생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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