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온유 Jun 02. 2023

향기가 나는 사람

토막 에세이-의지

살아가다 보면, 어느 모임에서건 반드시 한 번쯤은 마주치게 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독특하다,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하게, 외양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도 그 사람은 굉장히 편안한 느낌을 주며, 특별한 말솜씨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특유의 묘하게 따스한 분위기 때문에, 자꾸만 말을 걸고 싶어 지게 만든다. 만약 당신이, 어떤 모임을 가진 후에, 모임이 끝난 후 집에 가서 가만히 누워 있다 보면 떠오르는, 모임에 한두 번쯤 더 가고 싶게 만드는, 오늘 모임에 가길 잘했어, 하고 생각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향기가 나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나에게는, 지금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향기가 나는 사람들이 주변에 몇몇 있다. 향기가 나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것은 상당히 즐거운데, 그러한 사람들은 주변에 따스한 온기와 정, 행복을 조각내어 여기저기에 흩뿌리고 다니기 때문이다.


향기가 나는 사람들을 떠올리다 보면, 어떤 기억의 조각들을 더듬어도 행복해지기 때문에, 자꾸만 곱씹어 그들을 일부러라도 떠올리게 된다.

향기가 나는 사람들은, 그들 자신도 모르게 풍기는 향기 때문에 주변에 많든 적든, 늘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보이지 않는 분위기는 안개처럼 흐른다고 한다, 모두가 말을 하지 않아도, 지금 있는 이 공간의 분위기가 어색한지, 불편한지, 답답해서 체할 것 같은지 사람들은 잘 안다.

그 어느 누가 사적인 모임에서마저 불편하다 못해 가슴이 콱 막혀 체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실컷 웃고 떠들고, 밥을 먹고 싶을까. 아마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성과중심주의와 고압적인 분위기가 당연시되며, 이기주의가 이미 팽배해 만연해 있는 사회에서, 과로에 시달리며 대부분 현대인은 따스함과 인정에 목마르고 굶주려 있다.


그렇기에, 자기 삶만을 살아내기에도 벅찬 현대사회에서, ‘향기가 나는 사람’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사람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알의 밀 씨앗이 땅에 심겨져, 그 겉을 싸고 있는 껍질이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한다.

나의 못난 자아와 나의 아집이 썩고, 벗겨질 수 있다면.

몇 번이나 실패하고, 몇 번이나 아프다고 해도. 내가 과거의 나처럼, 마음이 아픈 많은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연약하고, 여린 내가 결국엔 단단해질 수 있다면.


나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가장 찬란한 향기를 풍길 수 있을, 그날까지.

작가의 이전글 난 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