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을 안다. 어느샌가부터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아무리 가까워도 선이 없는 관계는 꽤 위험하다.
그런 관계는 잠깐은 행복해 보이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서로에게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선은 우리의 삶에서 여러 형태와 모양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선도 있고,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선도 존재한다.
그것은 결국 '나'라는 존재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생기고 만들어진 것이다.
글을 자주 쓰는 나의 경우도 삶에 있어 뚜렷한 선과 기준이 있다.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 가급적이면 당사자한테 직접 그 일을 말한다.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와 가치관이 완전히 다른 사람도 삶에서 겪어온 이야기를 들어보고 공감과 존중할 부분이 있으면 존중한다.
체력이나 감정적으로 좋지 않아 상대에게 나의 기분을 고스란히 드러낼 정도가 되면 사람을 만나지 않고, 메신저 확인을 잠시 쉰다.
물론 경우에 따라 선을 조절해서,
잠시나마 나의 바운더리를 열어주는 경우도 있고
그다지 좋지 않은 경우라 판단될 때엔
선 자체를 아예 차단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글을 읽으며 당신은 선이 있는 사람에 대해 이해할 수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선이 뚜렷이 존재하고, 선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나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이렇게 한마디로 설명하고 싶다.
'나는 당신이란 존재가 소중해서, 당신을 더 오래 보고 싶습니다.
그러니, 나라는 사람을 존중해 주세요.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