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뭘 좋아할진 몰라도 다 준비할 순 없어

모두가 당신을 좋아할 순 없다.

by Summer Breeze

지금까지 들었던 말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모두가 널 좋아할 순 없어’란 말이다. 어릴 때 들었던 이 말은 십 년이 넘은 지금까지 마음에 남아서 용기를 주곤 한다.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나한테 친구들을 잘 부탁한다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겼었다. 그 말의 뜻은 3학년 반배정이 끝나고 새로운 교실에 온 뒤에 바로 알 수 있었는데 당시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 두 명을 같은 반에서 잘 챙겨달라는 의미였다.


그때 난 겨우 15살을 넘긴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나와 친했던 친구들은 선생님께서 챙기라고 했던 두 친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했는데 약속을 지키자니 반 친구들과 멀어지게 될까 봐 걱정했고 약속을 어기자니 선생님이 나를 안 좋게 볼까 봐 걱정했다.


이런 고민을 동아리 선생님께 어렵게 털어놓았을 때 ‘모두가 널 좋아할 순 없어’라는 말을 해 주시며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지 내가 편한 대로 행동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난 착한 아이가 돼야 한다는 강박을 잠시 내려놓고 그 두 친구들을 포함해서 내가 친해지고 싶은 친구들과 다양하게 어울렸다. 마음은 가벼워졌고 졸업까지 여러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회사를 다니는 지금도 이 일과 비슷한 일들을 많이 겪곤 한다.

능력 있는 직원, 따뜻한 가족, 좋은 친구 등등

지켜야 하는 타이틀은 수없이 많고 역할들 간에 충돌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능력 있는 직원이 되기 위해 업무를 끝내려면 야근을 해야 하지만 따뜻한 가족으로서 역할하려면 빨리 집에 돌아가서 가족을 챙겨야 한다.


우리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 해서 각각의 역할들이 충돌하는 것을 알면서도 모두 충실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몸이 하나라서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고 우리를 향한 실망의 목소리는 피할 수 없다. 때론 이도 저도 안 되는 느낌에 스스로에게도 실망하기도 한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듣게 되면 서운한 감정은 배가 된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연예인들에게도 악플이 있듯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모두가 좋아하는 선택을 할 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역할을 다 해내지 못함에 대한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 모두가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용기도 필요하다.


무조건 여러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은 내려놓고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하는 게 가장 후회가 없지 않을까.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순 없지만 그래도 나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사람은 한 명 이상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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