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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피 Jan 14. 2023

5.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작가 지망생


작가지망생.


그렇게 달려간 교육원엔 생전 처음 만나보는 사람들, 그런데 뭔가 비슷하고 편안한 느낌의 타인들이 있었다. 같은 꿈을 꾸면 비슷해지나? 비슷해서 같은 꿈을 꾸나? 헷갈릴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가 스스로를 작가 지망생이라 소개하길래, 나도 덩달아 그러기로 했다. 


그래도 나처럼 생각 없는 사람은 없었다. 나만큼이나 경력이 없는 사람도 없었다. 보조작가, 출간 경험, 등단 등등... 뭐 화려했다. 이미 연예인을 본 친구들도 많았다. (부럽) 여기서 괜히 내 유일한 관련 업적,  'SBS 야심만만' 작가 면접을 볼 뻔했다가 말았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건 너무 싱겁겠지 싶었다. 


반면, 우리 그룹에서 흔히들 말하는 4대 보험 제공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나뿐이었다. 그 지긋지긋한 회사가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글감이 되는 듯했다. 나의 뻔한 회사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어주는 사람들이었다. 탈출하고 싶은 나의 회사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있는 그 작가 지망생들이 내 눈엔 무척 특별해 보였다. 내가 작가가 된다면 이런 느낌의 친구들이 주위에 있겠구나. 참 마음 편하겠다...라는 생각을 그때부터 가졌던 것 같다. 


그쯤 해서 내 생활은 매일 칼퇴하고 집에 와서 대본을 쓰고, 수업이 있는 날은 칼퇴보다 10분 먼저 퇴근해서 미친 듯이 여의도로 달려가는 거였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근무 시간 내에 빨리 일을 끝내야 했기 때문에, 이제는 날마다 희한한 에피소드로 내게 영감을 주고 계시는 우리 차장님, 우리  과장님, 우리 대리님, 옆 자리의 우리 사원 동지였다. 괜한 일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역시 '단순 취미 생활'이 업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팀장님의 말씀이 맞았다.


칼퇴 후 45분. 


여의도를 향해 전력질주 할 때마다 숨이 찼다. 그 순간 내 인생이 꽉 찬 것 같았다.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된 느낌. 그렇게 간신히 교육원에 도착!


근데, 앗...!!! 코 앞에서 엘리베이터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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