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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성조 Nov 19. 2022

[출간 소식] 무사히 1학년

무사히 1학년. 무사히, 첫 출간!  

안녕하세요! 아성조입니다.  

꾸준히 써보겠다 호언장담 해놓고, 또 60일 만에 돌아왔습니다!

(정말 왜 이러는 걸까요..?)

무엇을 쓰면 좋을까 하는 고민은 짧게 하고,

뭐가 되었든 간에 일단은 많이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작심삼일을 자주 해보려 합니다!


본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그림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세상에!).  

제목은, <무사히 1학년>입니다.

- 아이들이 무사히 초등학교 1학년을 보내기 위한 모든 것이 재미있게 담긴 그림책입니다.


 제가 쓴 글이 온, 오프라인 서점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에 점잖고 덤덤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맘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음. 사실 더 솔직히 말해보자면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맘속으로 촐싹맞게 오두방정을 떨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브런치를 운영하며, 제 글을 한 번이라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들이 같이 기뻐해 주신다면, 그보다 더 큰 영광이 있을까 싶은 마음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절찬리 판매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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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1학년- 글 이지현, 그림 나인완/출판사 다림]

 

 학교에서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무지하게 자주 쓰게 된 어휘들이 있다.  무사하다. 무탈하다. 편안하다. 별일 없다... 모두 교직에 들어서고 나서부터야 애정하게 된 단어들이다. 그 말인즉슨, 그 전에는 '무사하다'라는 말이 딱히 내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사안일'의 안일함이라던가, 편안함에 '안주하다' 따위의 별스럽게 애매한 느낌들을 혼자서 뭉게뭉게 만들어 놓고, 참 보잘것도 없는 단어라며 구박도 서슴지 않았다.


 처음 기간제 교사일을 시작하고 나서, 그 보잘것없다고 생각한 무사함을 단 하루만 가지게 해달라고 빌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제발, 내일은 아무 사고 안 터지고 별일 없이 지나가게 해 주세요. 제발..."  


 아무 경력도 없이 대체 무슨 용기로 1학년을 맡겠다고 한 건지. 좋게 말하자면 패기고, 심하게 말하자면 무식하면 용감하다의 완벽한 예시다. 하여간에 나는 대학교 실습 때처럼 완벽하게 움직이는 학생들과, 프로페셔널한 교사의 모습을 상상했고, 상상만 하다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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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이야기하건대, 1학년은 함부로 건드리는 것이 아니다.

부디 가까이 가지 말고, 저-기 멀리서 그들의 귀여움을 감상만 하길 바란다.



 가장 추웠던 겨울, 3개월 간의 잊지 못할 불꽃같은 경험 후 나는 한동안 기간제를 나가지 않았다.

 일전에 쓴 글에서 첫 기간제 교사 일을 '불꽃같은 경험'에 비유하며 딱 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표현했었다. 정말 운 좋게도 책이 나오게 되어 이제야 웃으며 하는 이야기인데, 사실은 정말.. 엄청났다! 매일매일이 어드벤처 그 자체였달까?

천방지축어리둥절빙글빙글돌아가는 아주 조금 강렬한 짱구의 하루가 매일매일 내 눈앞에 4D로 펼쳐졌다.


"학교 재미없어!!!!!!! 우에에에에엥 엄마아아"

"선생님 쟤 똥쌌어여!!!!!!!!!!! 우웩"

"선생님 짝꿍 바꿔주세요!!!!!! 쟤 싫어요!!!!!!!"

"왜 저만 발표 안시켜줘요어어어어"

"선생님 전 사자에여! 기어가고 싶어요! 크와아아앙캬캬캬캬"


나도 모르는 새에 사고가 터지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받아쓰기 커닝하고 걸리면 울기!

급식실에서 주머니에 김치 넣고 도망가기!!

쉬는 시간에 학교 밖으로 과감히 탈출!!!

친구 머리통을 주먹으로 강타!!!!

질 수 없다! 머리채 휘어잡기!!!!!


 시트콤 한 시리즈 정도는 뚝딱하고 만들어질 에피소드들이 넘쳐난다.


 전교생이 다 그런 거면 '얘들이 이상한 거겠지 뭐.' 하고 넘기기라도 했으련만. 옆 반을 보면 눈물이 더 났다. 경력 15년 차, 1학년만 3년째인 초 베테랑 부장님. 교과서 1권만 달랑 들고도 수려한 말빨과 스킬로 아이들을 홀려버리는 정년퇴임을 앞두신 초초초 베테랑 선생님. 그 옆에서 매일 수업 PPT를 준비하며, 내일은 또 무슨 일이 터지려나 전전긍긍하는 나. 그때의 나는 모든 것이 내 탓이라 생각했다. 내가 서툴러서, 아직 부족해서, 경험이 없으니깐. 그 누가 들어와도 해결이 안되는 학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것은 나중이었다. 


 그래도 성인인데, 8살짜리 꼬마들에게 진심을 담아 빽빽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내고 나서 느끼는 자괴감이란!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으면 머리가 한 움큼씩 빠져있고, 몇 개월 만에 몸은 급격히 불어갔다. 퇴근 후 늦은 밤, 매일 밤 내 방에서는 사각사각 소리가 들렸다. 고요한 방 안에서 혼자 2시간씩 묵언 수행하며 다이소에서 산 힐링 컬러링북만 색칠했다.


어쨌든 내일도- 출근은 해야 했기에!




 환장할 일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났으며, 옆반 부장님을 붙들고 울어버리는 만행까지 저질렀으나 내가 끝까지 출근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몇 가지 있었다.

진짜 솔직하게 첫째는, 처음 맛본 월급의 맛이 너무 달달했기 때문이고(찬양하라 갓 머니!),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웃게 하던 1학년만의 마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속세에 찌들어버린 고학년은 보여주지 않는, 순수한 솔직함. 확실한 호불호와 거침없는 애정표현! 치명적 눈웃음. 더 치명적인 걸음걸이(곰 인형이 걸어 다닌다). 나를 100번 미치게 해도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8살. 그해 겨울, 23명의 8살 꼬맹이들은 나를 울렸고 또 웃겼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 생각하던 그때를 킥킥대며 끄집어내어 글을 쓰고, 또 그 글을 읽어주신 출판사에서 그림책 작업 제안을 받았으니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잘 지내고 있으려나? 그림책을 처음 쓰기 시작하며, 지금은 나의 존재도 기억조차 하지 못할 그 녀석들을 다시 생각했다. 아이들이 외쳐대던 주옥같은 어록들을 하나하나 곱씹어 모아 보았다. 지금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힘들어하던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하면서 말이다.


 8살 아이에게 학교는 처음 시작되는 하나의 세계이다. 누군가는 호기심 넘치는 마음에 세계를 탐험하며 매일매일이 즐겁고, 칭찬을 받고, 친구도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분명 누군가는 낯설고 두렵고, 수많은 규칙들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할 것이다.  


 움츠러든 그 아이들이 별 탈 없이 무사히 인생 첫 미지의 세계에 적응해 나가길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첫 그림책을 쓰게 되었다. 1년간의 준비 과정에서 너무나 큰 도움을 주신 다림 출판사와 담당 편집자 선생님, 출간 소식을 알렸을 때 나보다 훨씬 더 기뻐하며 홍보해주고 있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제 브런치를 방문한 여러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푸하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싸랑합니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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